[어저께TV] ‘마리텔’ 황재근♥기미작가, 이 미친 케미 비결이란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8.23 06: 52

여기 두 남녀가 있다. 하나는 ‘재근 언니’라고 불릴 정도로 콧소리 가득히 떽떽거리는 재미가 있는 디자이너 황재근이고, 하나는 시큰둥한 표정이 매력적인 예능 작가이자 ‘기미 작가’로 불리는 윤희나다. 입만 열면 구박인 남자와 그런 구박에도 꿋꿋하게 장난을 치는 여자의 ‘미친 케미스트리(조합)’의 원천을 찾다 보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인기 비결을 알 수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 스타들의 개인 방송이라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재미가 쏟아지는 구성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이 프로그램은 초반 개국 공신인 백종원의 하차에도 구성상의 흥미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목석 같은 출연자가 나와도 웃음이 만들어지는 ‘예능신이 강림한 분위기’를 타고 있다.
특히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일밤-복면가왕’의 복면을 만드는 디자이너 황재근의 대활약은 눈여겨 볼 만하다. 황재근은 여성성이 강한 목소리와 행동으로 일단 시선을 끄는 인물. 여기에 자신의 담당 작가인 기미 작가에게 조근조근 구박을 하는 재미로 시청자들을 웃게 하고 있다. 옷이 작다고 놀리거나, 기미 작가의 독특한 런웨이에 “내 쇼를 망쳤다”라고 소리를 지르는 솔직한 표현으로 시청자들의 웃음을 터뜨렸다.

기미 작가 역시 백종원의 구박에도 굴하지 않았던 것처럼 황재근의 독설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옷을 입거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다. 구박을 하고 독설을 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니 이 두 사람이 만드는 티격태격 조합은 웬만한 예능 선수들이 만드는 상황극보다 웃기다.
워낙 황재근의 거침 없는 정제돼 있지 않은 재담이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이를 받아치는 예능선수 못지않은 기미 작가의 예능 감각 역시 두 사람의 대화가 재밌는 이유다. 기미 작가의 어색한 웃음소리에 “연예인 다 됐다. 가식적이다. 연예인 병 걸렸다”라고 쏘아붙이는 황재근, 그럼에도 황재근이 만든 화려한 패션쇼에서 덩실덩실 요상하게 걸으며 웃기겠다는 심지를 드러낸 기미 작가.
이토록 매력적인 두 남녀의 조합은 ‘마리텔’이 가지고 있는 단단한 원천이 발휘됐기 때문이다. 황재근의 자막을 그의 독특한 성격을 대변하듯 다른 출연자와 다른 글씨체를 쓰거나, 기미 작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도 강조하는 편집을 하며 황재근의 재밌는 성향을 높이는 편집은 ‘마리텔’이 가지고 있는 재기발랄한 구성의 힘이다. 구성이 선물하는 재미가 단단하기에 어떤 출연자가 개인 방송을 해도 웃음을 더욱 강조할 수 있는 비결인 셈이다. 
셰프 오세득이 어이 없지만 어느새 중독되는 아저씨 개그를 하고, 김영만이 안방극장을 울리는 곳. 김구라가 '노잼(재미없다)'이라는 네티즌의 독한 놀림에도 소신 있게 정보 제공 방송을 하다 보니 건진 대어 베테랑 경찰 김복준의 재밌는 사건 수사 방송이 존재하는 곳이 '마리텔'이다. 그래서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는 출연자라면 누구나 문을 두드리기를, 재미는 제작진이 책임진다. / jmpyo@osen.co.kr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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