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모습을 그 어떤 방송보다 사실적으로 그려낸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바로 ‘동상이몽’이다. 역지사지의 시각을 통해 부모와 자식 간 갈등을 해결한다는 취지의 ‘동상이몽’은 그 기획의도와 맞아 떨어지는 사연들과 그에 걸맞은 해결책을 제공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서는 너무 느린 딸이 걱정이라는 엄마가 사연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바쁜 마트 일로 인해 만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엄마와 뭐든지 느리고 천천히 행동하는 것을 선호하는 딸의 갈등을 담은 사연이었던 것.
이날도 역시 사연을 보낸 엄마의 영상이 먼저 공개됐다. 마트를 오픈하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선 엄마는 밥을 먹을 새도 없이 들이닥친 손님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아침을 보냈다. 반면, 딸은 엄마가 나가는 순간부터 일을 마치고 들어올 때까지 죽은 듯이 잠만 자고 있는 모습.
심지어 엄마는 딸이 학원 갈 시간이 늦자 계속 이름을 부르며 서두르라고 재촉했지만, 딸은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여유롭게 밥까지 챙겨먹는 모습으로 답답함을 유발했다. 이를 본 MC와 패널들은 하나같이 “엄마가 속 터질 만 하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하지만 이 프로의 묘미는 역시 ‘반전’이다. 엄마의 영상에 이어 딸의 관점에서 보는 영상이 공개된 것. 딸이 늦은 오후까지 잠을 잔 것은 아침 일찍 출근해야하는 엄마를 위해 새벽 시간까지 밀린 집안일을 해치웠기 때문이었다.
이어 그간 엄마에게 말하지 못했던 깊은 속내를 고백하기도 했다. 항상 바쁘게만 살아온 덕분에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놓치는 엄마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랑이 느껴졌다. 특히 “그렇게 빨리 가면 앞도 뒤도 옆도 못 본다. 중요한 걸 생각은 하지만 중요한 걸 못 볼 수도 있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이날 패널로 출연한 B1A4 바로와 윤손하의 진심어린 조언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자신 또한 어릴 적 맞벌이를 하신 부모님 덕분에 외로웠다고 밝힌 바로는 “스스로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고생하는 엄마의 노고에 보답하는 것”이라는 성숙한 생각을 밝혔다. 반대로 윤손하는 슬하에 두 자녀를 둔 엄마로서 딸보다 엄마의 입장에 공감하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도 역시 두 모녀의 이야기는 훈훈하게 결말을 맞았다. 엄마는 조금 더 여유롭게, 딸은 조금 더 성실하게 생활하기로 약속한 것. 이처럼 ‘동상이몽’은 가식 없이 솔직한 방식으로, 하지만 너무 심각하지 않게 사연을 다루며 감동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방송에 출연을 결심할 만큼 독특한 사연들도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실 흔한 부모와 자식 간 고민이었다. 즉, 이를 보는 시청자들 또한 공감하고, 이해하고, 해결책을 얻을 수 있는 값진 휴먼 드라마라는 것을 의미한다. / jsy901104@osen.co.kr
'동상이몽'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