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도, 가족들과의 관계도, 그리고 사랑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가족들과의 갈등은 더 심해졌고, 호감으로 발전될 것처럼 보였던 남자와는 오해가 쌓였다. 또 직장에서는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점점 더 고달파지는 인생이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 연출 이건준) 3회에서는 이진애(유진 분)의 고군분투에도 오해와 실수로 갈등이 심화되는 내용이 그려졌다. 특히 오빠 이형규(오민석 분)와의 갈등이 폭발하며 엄마 임산옥(고두심 분)과의 사이도 점점 멀어졌다.
진애는 회사의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고군분투했다. 공장에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자 이를 수리하기 위해 막무가내로 강훈재(이상우 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결국 임시방편으로 수리해놨던 천장은 행사 당일 무너져 내렸고, 직장에서 진애에 대한 평가도 같이 떨어졌다. 특히 과장이 천장 사고에 대해 진애 탓을 하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듯 보였다.
이로 인해 호감으로 발전할 것 같았던 훈재와의 사이도 어색해졌다. 우연히 훈재를 만난 진애는 그에게 공장에서의 사고에 대해 투정하듯 말했다. 훈재는 마침 진애를 도와주다가 중요한 미팅에 늦었고, 또 계약을 따내지 못해 기분이 상했던 상황. 진애의 말에 훈재 역시 화를 내면서 두 사람의 사이가 냉랭해졌다.
직장에서만 시달린 것은 아니었다. 집에서는 엄마와 오빠가 진애와 언쟁을 벌였다. 진애는 독립의 꿈도 포기하고 산옥이 평생 일해 온 반찬가게를 지키기 위해 건물주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산옥은 가게를 내놓고 형규에게 변호사 사무실을 차려주려고 했던 상황이라 당황했고, 홀로 일을 진행한 진애를 탓했다.
특히 형규가 진애에게 감정을 폭발하며 갈등이 커졌다. 형규는 진애가 산옥의 반찬가게에 대한 결정을 혼자했다는 것에 분노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일을 들췄고, 진애의 진심을 왜곡했다. 이로 인해 가족들 사이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면서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편치 않은 마음이 됐다.
진애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형규의 대학 등록금을 보태고, 그가 로스쿨까지 다닐 수 있게 만들어준 동생이었다. 장남 형규에 대한 사랑과 희망이 컸던 산옥과는 내내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다. 악착같이 일하고 모아서 야간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서 능력도 인정받았다. 그만큼 외롭고 여러모로 고달픈 삶을 살았을 진애였다.
그런 진애에게 독립은 숨을 돌릴 수도 있는 오랜 꿈. 하지만 가족들을 위해 고심 끝에 산옥의 가게를 지키기로 했지만 이로 인해 다시 한 번 큰 갈등이 발생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더욱이 회사의 큰 행사를 망치고, 훈재와의 다툼도 진애의 하루를 피곤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여러 의미에서 진애는 시청자들에게 꽤 응원하고 싶은 캐릭터다. 직장인들은 충분히 공감할 만한 상황들. 또 진애와 산옥 만큼은 아니더라도 가족 간의 갈등 에피소드 역시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마음 편할 수 없는 진애. 똑 부러지는 캐릭터의 성격만큼 희망적인 미래, 꿈을 이룬 진애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seon@osen.co.kr
KBS 2TV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