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화입니다." 17년째 이어져온 말이다.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온 그룹 신화이기에 가능한 콘서트였다. 뜨거운 여름 날씨만큼이나 열광적이었고, 화려했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신화와 팬들이라 가능한 완벽한 '합'이 돋보였다.
신화는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17주년 기념 앵콜 콘서트 '위 신화(WE SHINHWA)'를 개최했다. 지난 22일부터 열린 이번 콘서트에는 양일 2만 4000여 명의 관객이 들었다.
이날 신혜성은 오프닝 무대를 마친 후 "역시나 또 어제보다도 더 많은 분들이 객석을 가득 채워줘서 너무 감사드린다. 기대해도 좋다. 어제도 정말 재미있게 놀았는데 오늘 더 재미있게 놀겠다"라고 각오를 전해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어 전진은 "오늘은 자리를 더욱 꽉 채워준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끝까지 놀아보자"라고, 이민우는 "8월에 가장 뜨거운 오늘이 아닐까 싶다. 뜨거운 환호성 속에서 신화 다들 미쳐보겠다.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오신 것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김동완은 "어제는 꿈을 꾸는 줄 알았다. 17년 만에 신혜성 씨의 사과머리를 보고 오늘은 체리머리 이런 걸 하시나요? 어제는 아무 생각도 안 나고 사과머리가 생각났다"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에릭은 "어제보다 더 재미있고 즐겁게 콘서트 이끌어가보자고 이야기했다. 더 즐겁게 하기 위해서 첫 곡에서 넘어졌다. 17년차 아이돌, 베테랑이라고 해서 무대에서 넘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라고 인사했다.
신화는 이날 콘서트에서 '표적', '비너스(Venus)', '슈팅스타(Shooting Star)', '타임머신(Time Machine)', '비 마이 러브(Be My Love), '으쌰!으쌰!', '흔적', '돈 크라이(Don't Cry)', '아는 남자', 'T.O.P.', '퍼펙트 맨(Perfect Man)', '헤이 컴 온(Hey, Come On!)', '고양이', '기브 잇 투 미(Give It 2 me)', '하우 두 아이 세이(How Do I Say)', '스테이(Sta1y)', '디스 러브(This Love)', '브랜드 뉴(Brand New)', '온 더 로드(On the Road)', '메모리(Memory)', '요!(Yo!)' 등 총 25곡의 무대를 꾸몄다. 3시간 넘게 이어진 공연에서 신화도 팬들도 지치지 않고 충분히 즐기는 모습이었다.
늘 그렇듯이 신화의 앵콜 콘서트는 열기가 넘쳤다. 시작부터 끝까지 지치지 않고 무대를 누비는 멤버들과 팬들 모두 엄청난 열정이었다. 함성은 공연이 절정으로 갈수록 더욱 커졌고, 신화 멤버들 역시 팬들과 함께 만드는 공연에 신난 모습이었다. 강렬한 카리스마 칼군무부터 귀엽고 깜찍한 모습, 데뷔 시절을 생각나게하는 풋풋함, 그리고 여유가 묻어나는 재치까지 다양한 매력들로 신화 공연을 꽉 채웠다.
특히 신화는 이번 공연을 위해 특별한 영상을 준비했다. "여름이라 공포 콘셉트로 준비해봤다"라고 말하며 강시, 드라큘라, 미이라 등으로 변신한 모습으로 스크린을 채웠다. 공연 영상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정성이 돋보였다. 신화답게 재미있으면서도 알찬 구성으로 중간 중간 웃음을 줬다.
또 이번 공연에서 12집 수록곡 '고양이'를 처음 공개했다. 섹시하면서도 감성적인 매력이 돋보였다. 마음에 두고 있는 여자를 고양이로 표현한 익살스러운 가사가 신화만의 재치 있는 표현과 퍼포먼스로 재탄생됐다. 무대가 끝난 후 이민우는 "여러분들을 위한 퍼포먼스였다. 안무를 하면서 '이게 지금 우리 나이에 맞을까?' 생각했다"라고 설명해 웃음을 줬다.
신헤성은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 "열심히 달려오다 보니까 엔딩을 향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아쉬운 것 같다. 특히 오늘 즐거웠는데 더 아쉬운 것 같다. 팬들이 더 열정적으로 환호를 질러줬다. 무대하다가 여러분들 얼굴 보면 더 힘이난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이민우 "뜻깊고 정말 좋은 자리인 것 같다. 그래서 더 신나고 한마음이 된 것 같다"라며 "세상에서 가장 멋진 팬들인 것 같다. 우리가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다. 사랑한다"라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신화 멤버들은 "18주년에도 더욱 더 열심히 활동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신화의 콘서트는 늘 열정적이었다. 3시간을 넘어서는 러닝타임과 멤버들의 유쾌한 호흡, 팬들의 열광적인 함성이 가득 찼다. 아름다운 노을빛처럼 불게 물든 객석과 팬들에게 보여줄 최상의 무대를 소화해내는 멤버들. 17년간의 호흡이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장시간 공연에도 지치지 않고 무대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 신화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신화"을 외친 팬들. 서로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돋보였다.
12집 활동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이번 콘서트는 공연장 전체를 활용한 무대구성으로, 사이드 구역의 팬들을 배려한 전광판을 공연장 곳곳에 설치하고, 스탠딩 객석 중앙에는 특별 스테이지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12집 방송 활동 무대와 지난 3월 콘서트에서 보여줬던 수록곡 무대를 비롯해 또 다른 수록곡 무대를 최초로 공개한다. /seon@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