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이 23일 오후 9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4주차에도 매출액 점유율은 무려 43.8%에 달했고 박스오피스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늦어도 이번 주말 안으로 천만 관객을 넘을 게 확실하다. 주연배우 황정민은 생애 두 번 째, 류승완 감독은 생애 첫 번 째 천만영화의 영예를 눈 앞에 두고 활짝 웃는 중이다.
영화관입장관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베테랑'은 23일 하루 동안 52만4143명 관객을 끌어모으며 누적관객 904만 명을 기록했다. 스크린 수(892)와 상영횟수(4663)도 다른 영화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객석과 매출 점유율이 나란히 높았다. 배급사인 CJ가 모처럼 밀어주기나 독과점 비난에서 벗어나 마음껏 '베테랑'에 상영관을 열어주는 배경이다.
'암살'은 2위를 지키며 이날 19만명에 누적 1159만 명으로 역대 기록 순위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 한효주의 매력이 돋보이는 로맨스 수작 '뷰티 인사이드'도 18만 명에 개봉 첫 주 63만 명이라는 쏠쏠한 성적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로써 올해 여름대전의 최종 승자는 류승완 감독 '베테랑'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베테랑'이 누적 관객수에서 '암살'에 뒤지더라도 제작비 규모 59억원 안밖으로 '암살'의 4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베테랑'이 단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또 류승완 감독은 자기 자신의 최고 기록이었던 '베를린'의 716만 관객을 일찌감치 넘어선데 이어 천만 감독의 영예를 안게 됐다.
'베테랑은 크랭크인 당시부터 연기파 배우 황정민, 유아인의 만남이라는 점 외에도 류승완 감독의 장기라고도 할 수 있는 오락액션 장르를 다시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많은 관심과 화제를 모았다. 안하무인 유아독존 재벌 3세를 쫓는 광역수사대의 활약을 다룬 작품. 형사와 재벌 3세의 대결 구도를 소재로 하고 있는 만큼 액션은 '베테랑'의 핵심 요소.
무엇보다 액션 영화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왔던 '액션 키드' 류승완 감독 표 액션이라는 점이 늘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황정민은 제작보고회 당시 "류승완 감독과 액션을 찍으면 편하다. 류승완 감독과 정두홍 무술감독이 완벽하게 합을 짜놔서 우리는 그냥 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을 정도. 류 감독은 "언제나 신작을 공개하기 전에는 굉장히 긴장된다. 이번 영화는 배우들은 물론이고 제작진과도 정말 호흡이 잘 맞고, 제가 원하는 바에 100%를 넘어섰다. 잘 만든 영화를 어서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화답한 바 있다.
류 감독은 네이버 '무비토크' 자리에서는 "15~16년 동안 연출하면서 가장 큰 사고가 났다"며 "후반부 조태오(유아인)과 오토바이 신 충돌신 중 하나가 굉장히 위험했다. 정두홍 무술감독이 말릴 정도였는데, 욕심 나는 장면이었다. 더미를 사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촬영 중 점프 타이밍이 맞지 않았고, 스턴트 맨이 크게 다쳤다. 병원에 입원한 후 첫 마디가 '죄송합니다'였다. 그 친구의 말을 듣고 이 영화가 잘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흥행을 예견하기도 했다. ./ 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