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보영, 정말이지 남자든 여자든 그를 보면 웃지 않을 수가 없다. 나봉선이 TV를 뚫고 나온 듯 박보영이 기자들을 향해 방긋방긋 웃으며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역시나 ‘광대운동가’였다.
박보영은 지난 22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음탕한 처녀귀신 신순애(김슬기 분)에게 빙의된 주방보조 나봉선 역을 맡아 귀여운 애교와 능청스러운 연기로 남녀노소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사실 ‘오 나의 귀신님’ 초반만 하더라도 박보영은 조용하고 소심한, 사람들 속에서 크게 존재감이 없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순애(김슬기 분)에게 빙의된 이후 반전의 모습을 보여줬다. 박보영은 특유의 까랑까랑한 목소리와 귀여운 표정, 능글맞은 모습, 거기다 자그마한 체구까지 남성 시청자뿐만 아니라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이번 현장에서는 주방 식구들도 은희 씨 올 때도 화사해지지만 내가 갈 때 오빠들이 잘해주니까 분위기가 좋아서 그렇게 느끼셨던 것 같아요. 저는 아침에 인사할 때 힘없이 인사하면 혹시나 오늘 컨디션이 안좋을까 생각하는데 내가 씩씩하게 인사를 했어요. 너 보면 활기차진다고 했죠. 그런 별명이 있다니 감사해요.(웃음)”
이토록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행복 바이러스를 마구 전한 박보영. 왜 이제야 드라마에 출연했을까. 박보영은 ‘오 나의 귀신님’이 데뷔 첫 드라마다.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TV에 모습을 드러낸 것.
“드라마를 오랫동안 안했고 부담감도 있었고 두려움도 있었어요. 드라마가 힘들다는 얘기도 들었고 아무래도 영화랑은 다르게 대본이 중간 중간 나오고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해서 겁도 먹었어요. 그런데 막상 촬영 하니까 분위기가 너무 좋았죠.”
박보영이 드라마에 출연한 덕에 어떤 이유에서든 삶에 ‘낙’이 생겼던 팬들도 있었다. 박보영의 살인애교에 행복했던 남성 시청자들도 있었고 그의 밝은 에너지로 힘을 얻은 팬들도 있었다.
“공약으로 우리가 음식을 대접한 분들이 있어요. 어떤 여성 팬이 그 마음이 느껴지는 게 나는 사는 낙이 없었고 힘들고 괴로웠는데 이 드라마가 내 삶의 낙이고 이드라마 때문에 지금 살 희망을 찾고 살아가고 있다고 힘들게 얘기 하더라고요. 조심스럽게 힘들게 말하는데 이게 마음이 느껴졌어요. ‘힘든 일이 많구나’ 이걸로 살아갈 희망도 생기고 웃을 일도 많아졌다고 해서 그게 개인적으로 가장 생각이 많이 나요. 그래서 그 분을 한참을 안았어요.”
사실 박보영이 이렇게 귀여운 ‘생명체’였나라는 생각이 든 건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서였다. 그간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박보영이 어떤 배우, 어떤 캐릭터인지 대중적으로 알 수 있게 된 건 이번 드라마였다. 박보영은 극 중 “한번만 해요”라는 자극적인 대사는 물론 조정석에게 과감하게 스킨십을 하는 등 반전의 매력을 발산했고 시청자들은 그에게 푹 빠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박보영은 데뷔 10년 만에 드라마에 처음 출연한 것은 물론 키스신도 처음이었다.
“대본을 보고 자극적인 대사에도 놀랐지만 키스신을 보고 감독님에게 ‘해야 되는 거죠’라고 물어봤어요. 저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었어요. 제가 할 수 있을지 두려웠어요. ‘늑대소년’ 같은 경우는 사랑이라는 걸 표현할 수 있을지 걱정했고 고 ‘오 나의 귀신님’ 때는 키스신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죠. 그런데 저보다 조정석 오빠가 키스신에 더 신경 써줬어요. 나는 어떻게 하지 걱정했는데 내가 처음이라고 해서 신경을 많이 써줬죠.”
키스신이 처음이었지만 박보영은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들 정도로 능청스럽고 자연스럽게 키스신을 소화했고 스킨십 또한 마찬가지였다. 놀라운 건 박보영이 스킨십 연기를 즐겼다는 것.
“생소했는데 재미있었어요. 어차피 이 분(조정석)은 넘어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 더 열심히 해도 내가 더 열심히 해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죠. 제가 달려들어서 열심히 표현하는 게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양기남은 넘어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재미있었어요.(웃음)”
‘오 나의 귀신님’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데는 박보영과 조정석의 ‘미친케미’ 때문이다. 조정석이 가수 거미와 공개연애를 하고 있지만 그가 연애 중이라는 것이 방해가 되지 않을 만큼 두 사람의 조합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특히 조정석이 박보영의 애교에 한껏 광대가 승천한 모습을 보이고 박보영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빛은 시청자들의 표정과 눈빛과 똑같았다.
“조정석 오빠는 저를 막내 동생을 바라보는 눈빛이나 애완동물을 보는 느낌이었어요.”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대중과 한껏 가까워진 박보영. 하지만 박보영을 떠나보내야 하고 언제 또 드라마에서 박보영을 볼 수 있을지 시청자들은 너무나 아쉽기만 하다. 그리고 이는 박보영도 마찬가지다.
“봉선이를 보내야 할 것 같아요. 금방 떨쳐버리지 못할 것 같다. 여운이 많이 갈 것 같다. 현장에서도 시즌2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저도 아쉬워요.”/kangsj@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