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훌륭한 상업 영화도 가치가 있죠. 저는 이번 작품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해요.” 장현성은 영화 시사회를 마친 뒤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번 영화 ‘사랑이 이긴다’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수줍은 듯했고, 조심스러웠다. 출연료 없이 영화에 참여했고, 영화의 의미를 알기에 많은 이들이 보고 느꼈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영화 ‘사랑이 이긴다’는 ‘고교생의 자살’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안고 있음에도 영화 속 전반에 흐르는 가족의 사랑과 치유, 가족의 소중함 등의 큰 주제 의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좋은 취지를 함께 하고자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했기에 더욱 빛나는 영화다.
24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사랑이 이긴다' 언론배급 시사회가 개최됐다.
‘사랑이 이긴다’는 자신의 못 다 이룬 꿈을 딸에게 바라며 매정하게 행동하는 어머니와 가정에서 평안을 얻지 못 하고 떠도는 엘리트 아버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다. 결국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수재임에도 어머니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여고생 딸이 자살을 하게 된다는 스토리가 공개돼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이날 시사회에 이어진 간담회에는 출연 배우들과 민병훈 감독이 참석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배우 장현성의 뜨거운 진심이었다. 이날 그는 “내 직업은 배우다. 아이 둘을 키우고 있고, 제가 받은 출연료로 아들 두 명의 학비 부모님의 병원비를 내는 평범한 가장이다. 관객이기도 하고..”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통계상)3일에 한 번씩 아이가 옥상에서 떨어진다고 한다. 왜 나는 전혀 몰랐지라고 생각했다. 통계를 봤더니 사실이더라. 나는 평범한 가정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비교적 안락하고 보호받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 인생에는 강력하고 가슴 아픈 기억이 많지 않다. 그런 환경에 놓인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보고 자랄 것이다. 아빠로서 한 사람의 시민, 무엇보다 배우로서 표현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 화려하고 훌륭한 상업 영화도 좋다. 가치가 있는 영화지만, 이번 작품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진 민병훈 감독의 말에서도 이 영화의 의미를 알 수 있다. 그는 “실화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 저도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많이 아프고 이 영화를 대면하기가 두렵다”고 운을 뗐다.
민 감독은 “편집실에서 후반 작업을 할 때 이 작품을 꾸준하게 보면서 상쾌한 마음이 아니라 무거운 마음을 갖게 된다. 하지만 영화가 우리 사회 현실을 관통해서 그 너머의 것을 보여주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다. 그 너머에 알고도 있으면서 외면하는 현실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 성장, 문화 성장도 좋지만 그 속에서 청소년들이 너무나도 불행하다. 그 불행한 현실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거다”라며 “무려 이틀에 한 명씩 아이들이 옥상에서 뛰어내린다는 통계가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이런 영화의 주인공이 되지 않도록, 이런 사태가 현실에서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들의 뜨거운 진심이 좀 더 많은 관객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그리고 증명되길 '사랑이 이긴다'./joonamana@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