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동안 정형돈에 대해 몰라도 참 몰랐나 보다. 일주일 내내 방송에서 보는 사람이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고, 우리가 아는 게 정형돈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오해였고, 착각이었다. ‘힐링캠프’에서 처음으로 우리는 정형돈의 속내와 마주할 수 있었다.
24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의 주인공은 정형돈이었다. 다른 방송때와 달리 유독 긴장한 모습으로 등장한 정형돈. 그는 어떤 물음에도 명쾌한 답을 하지 못했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으로 대답을 했고, 그리고 그는 단정짓는 것이 싫다고 밝혔다.
대답을 하다 앞뒤 말이 맞지 않다고 느낀 정형돈은 속내를 고백했다. 정형돈은 “사실 이 일을 시작하고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항상 50대 50으로 이야기 한다. 솔직한 내 생각보다는 모두가 상처받지 않는 대답을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제동은 “크게 상처받은 일이 있냐”고 물었고, 정형돈은 “심하게 욕을 먹고 성격이 바뀌었다. 안좋은 소리를 듣다 보면 많이 위축된다. 시청자들이 무서운 아버지 같다. 인자하시지만 혼낼 때는 무섭게 하지 않냐”고 말했다.
또 그는 “이 방송에서도 100%로 솔직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솔직한 척 포장하게 될 것이다. 거짓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도 상처받지 않는 대답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유재석같은 스타일의 방송을 하고 싶지만, 때때로 박명수 같은 모습이 튀어나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김제동은 그런 정형돈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며 “100% 자신의 속내를 끄집어 낼때는 어떨 때냐”고 물었고, 정형돈은 “고등학교 친구들과 있을 때는 내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개그맨이 좋아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내가 잘하는 일이라 하는 것 뿐이다. 개그맨을 그만둔다면 발명가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항상 방송에서 자신만만해 보이고, 어떤 스타가 와도 기죽지 않았던 정형돈. 이날 한 관객이 밝혔듯이 그는 자기일에 행복해하는 성공한 사람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날 그가 밝힌 솔직한 생각은 충격적이었다.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밝히지 못하고, 늘 시청자들의 눈치를 보는 사람. 그래서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사람. 심지어 토크쇼에서도 솔직한 척 포장해야하는 사람.
이날 정형돈은 연예인으로 사는 삶의 고충과 아픔을 엿볼 수 있게 했고, 시청자들을 짠하게 만들었다. 또 처음으로 자신의 속내를 보여주며 이제까지 그가 했던 방송 중 가장 솔직한 방송을 만들었다. / bonbon@osen.co.kr
‘힐링캠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