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비정상회담' 알베르토, 한국여자 최고라는 '아내바라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8.25 06: 53

지구상에 편견이 없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지 않을까. 살아오면서 축적된 경험과 습득한 정보의 테두리 안에서 편견을 일종의 상식처럼 여기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는 일반인들과 조금 다른 선상에 서 있는 것 같다.
20년 넘게 이탈리아에서 살아온 그가 똑같이 20년 넘게 한국에서 살아온 한 여자를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연애시절 문화 차이로 힘들기도 했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만 있으면 뭐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알베르토는 "아내가 너무 귀엽다"고 아내 바라기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보통 결혼한 지 오랜 시간이 흐르면 서로에 대한 애정이 점차 식어가며 정 때문에 산다고들 말하는데, 알베르토는 해가 지날수록 사랑이 더 깊어지는 로맨틱한 남자였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 '비정상회담'에서는 개그맨 정준하가 한국 대표로 출연한 가운데 '우리 사회가 아직 다문화에 대해 거부감이 크다고 생각한다'는 안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아버지는 한국인, 어머니는 중국인이라는 다문화 가정 학생의 사연이 소개됐다.

알베르토는 이날 "다문화 사회와 다문화 가정을 인정하는 사회는 다른 개념이다"라며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다문화 사회는 아니다. 아마 되지 않을 것이다. 캐나다나 미국이 다문화 사회지만, 이탈리아나 한국은 다문화 사회가 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의 말투에는 진지한 힘이 실려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주장을 수용할 수 있는 여유는 존재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을 인정하는 사회와 다문화 사회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물론 다문화 가정이라는 단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단어를 쓰는 것은 바뀌기 시작한다는 것으로 좋은 의미다. 거부감이 없어질 때 이 단어를 쓰지 않을 것이다"라며 "이탈리아도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정책이 있었지만 이제는 똑같은 가정으로 보기 때문에 정책이 사라졌다. (한국도)거부감이 없어지려면 오랜 세월이 걸릴 것이지만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2014년 여성 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결혼 이민자는 15만명, 이 가운데 혼인 귀화자는 9만명이다.
한국인과 결혼한 알베르토는 국제 결혼에 대해 불편한 점이 없다며 두 문화가 만나면서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장점을 꼽았다. 그 역시 문화 차이 때문에 싸우기도 했지만 이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내도 이탈리아에 가서 다른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
알베르토는 "국제 결혼을 하면 개방적이냐 보수적이냐를 문제삼을 게 아니라 문화차이로 받아들여야 한다. 서로 100% 이해하면 문제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국제 부부가 배우자의 언어를 몰라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저의 아내는 노력해서 이탈리아어를 배웠다. 굳이 배울 필요는 없지만 배우면 서로의 가족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나라 사람'이 아니라 '우리 아이'로 잘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편견은 다름에 기인한다. 이로 인해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 땅의 가장 큰 편견을 해소하는 것은 나머지 작은 편견을 해소하는 첩경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알베르토는 편견에 치우치지 않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좋은 남자이자, 좋은 남편이었다./ purplish@osen.co.kr
'비정상회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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