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형제 “美진출은 10년 만에 이룬 꿈..다시 시작이죠”[인터뷰]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5.08.25 07: 06

[OSEN=박영웅의 얼리버드]“처음 데모 CD를 보내던 그때처럼 설레요.”
지난 10년간 국내 가요계의 정상급 프로듀서로 활동해 온 용감한형제가 낯선 미국 땅에서 의미있는 첫 발을 내디뎠다. 국내 음악차트에선 숱하게 1위에 올랐던 그지만, 지금도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의 각오 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그를 다시 설레게 한 새로운 무대는 미국이다. 
용감한형제는 최근 미국 힙합 뮤지션 YG가 발표한 신곡 ‘캐시 머니’(Cash Money)의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YG는 현 미국 힙합씬에서 가장 핫한 래퍼로, 래칫뮤직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프로듀서 DJ머스타드가 전폭 지원하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YG는 음악매거진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용감한형제는 우리 시대에 영향력이 엄청난 세계적인 프로듀서”라고 평가했고, ‘캐시 머니’는 발매 첫 주 랩베이스먼트 등 미국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단 7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동안 박진영, 신혁 등이 빌보드 메인차트에 작곡가로 이름을 올렸지만, 용감한형제는 노선 자체가 다르다. 한국의 작곡가가 힙합 음악으로 본토 시장을 공략한 것도 생소하지만, 정식 프로듀서로서 파트너쉽을 맺고 지속적인 현지 활동을 보장받은 것은 처음. YG의 ‘캐시머니’ 역시 단순히 작곡가로서의 작업이 아닌, 뮤지션과 프로듀서의 콜라보레이션 형태의 싱글이라 의미가 깊다. 프로모션도 한인 지역을 제외하고 철저히 현지화를 따랐다.
그에 따르면 아직 아시아 음악에 대한 편견은 여전했다. “그저 케이팝 댄스곡으로만 굳어진 인식이 안타까웠다”고 한 용감한형제는 “힙합음악을 하는 한국인을 신선하게 바라보더라.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 한국음악의 높아진 퀄리티를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최고의 프로듀서라 손꼽히는 그지만, 현지에서 그의 이력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오로지 음악으로 인정받고 승부를 하는 게 그 바닥의 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첫 미팅에서 데모를 들려주자마자 작업 여부가 결정됐고 순조롭게 모든 게 진행됐다. 꼼꼼하게 데모를 주고받고 검증의 시간을 거친 뒤에야 녹음을 진행하는 현지 특유의 방식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경우다. 그는 “단 이틀 만에 녹음 작업이 이뤄졌다”며 “한국이나 미국이나 열정은 같지만, 음악을 진정 즐기면서 작업하는 분위기는 놀라울 정도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의 음악은 향후 2년간 23곡이 현지 발표될 예정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탄 미국 알앤비 뮤지션 에릭 벨린저와의 신곡 작업은 마쳤고 하반기에도 여러 곡이 차례로 발매된다. 아이돌 국내 가요계에 작곡가 브랜드 전성기 시대를 연 그의 새로운 목표 역시 현지에서 음악 프로듀서로서 인정받는 것이다.
용감한형제가 국내 가요계에 히트시킨 특유의 분위기는 현지에서도 독특한 느낌으로 통했다. 일렉트로닉 장르의 강렬한 비트에 힙합의 요소를 가미해 한국 특유의 정서를 극대화시킨 그만의 감성은 분명 강점이었다. 그러한 느낌은 이미 입소문을 타고 여러 아티스트와의 작업으로 연결됐다. 그는 “멜로디가 인상적인 후크에 대한 현지 반응이 좋았다. '아시아인이 힙합에 대해 뭘 아냐’는 편견이 아직 존재하지만 장르에 인종의 구분은 없다고 늘 강조해왔다. 음악을 듣고 느끼는 건 누구나 똑같지 않나”고 말했다.
편견보다 무서운 것은 나태함이다. 그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올해 AOA, 티아라, 헬로비너스의 음악을 도맡은 용감한형제는 빅스타, 원펀치 등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신곡도 연이어 작업할 계획이다. 내달 미국에 다시 건너갈 예정이다.
7년 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분명 그렇게 말했다. 음악을 시작한지 정확히 10년이 되면 미국 진출에 도전해보겠다고. “제가 예전에 말씀드린 거 기억나요? 그때 말한 얘기들이 진짜 현실이 됐어요.” 미국은 누구에게나 기회의 땅이지만, 아무에게나 기회는 오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국내 가요계 정상의 자리를 지켰던 그에게 미국은 또 다른 꿈의 시작이다. 마치 처음 데모CD를 제작해 기획사에 건네던 그때의 심정처럼 말이다. [칼럼니스트]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