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M 공장장에게 혹독하게 길들여진 가수 아이유는 결국 더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다소 힘겨웠던 시간이 지나고 난 뒤 핀 꽃이라 더 탐스럽고 예뻤다. 결국 아이유의 실력과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게 된 셈이다.
아이유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박명수와 호흡을 맞춘 곡 '레옹'으로 음원차트 '올킬'을 기록 중이다. 역시 '음원퀸'다운 행보다. 이 곡은 '무한도전'을 떠나서라도 음악 자체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
'무한도전'과 박명수는 결국 여러모로 아이유에게 뜻 깊은 도전이자 좋은 자극제가 됐다. 곡 작업을 하면서 박명수의 'EDM 공장'에만 갇혀 있었다는 우스갯소리도 했지만, 결국엔 아이유가 EDM까지 극복해낸 결과물이 나온 것. 또 이 결과물에 대한 좋은 평가와 대중적인 인기가 아이유의 도전을 더욱 기분 좋게 만들었다.
'레옹'의 매력은 아이유 특유의 감성을 잘 살리면서도 박명수와의 어울림까지 완성해냈다는 것. 아이유는 그동안 나이에 비해 훨씬 더 성숙한 감성과 때로는 맑고, 또 밝은 음악을 고르게 해왔다. 목소리를 매력적으로 사용하는 방법과 자신이 잘하는 감성을 조화롭게 만들 줄 아는 뮤지션이다. 특히 아이유의 이런 감성이 전 세대에 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좋은 여건을 갖고 있는 것이다.
'레옹'에는 이 모든 감성이 녹아들었다. '새침한 똑단발'의 '외로운 마틸다'는 '알 수 없는 표정'의 '까만 선글라스'를 쓴 레옹에게 춤을 추자며 손을 내밀었다. 재치 있으면서도 직설적인, 묘하게 매력적인 전개다. 새침한 마틸다와 냉소적인 레옹은 흡사 아이유와 박명수의 분위기를 읽고 있는 듯도 했다. 여전히 아이유스럽지만 색다른 감성임은 틀림없다.
박명수의 이미지와 그가 좋아하는 음악, '무한도전' 가요제에 어울리는 분위기, 그리고 아이유 자신이 잘해낼 수 있는 부분을 절충하면서도 최대로 잘 살려냈다고 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이쯤 되면 아이유의 음원 파워와 '무한도전' 가요제의 시너지가 더욱 기대된다. 이미 차트 올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두 음원 강자가 만나 얼마나 롱런할지, 최대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상황. 남다른 감성으로 또래 여가수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아이유, '무한도전'을 통해 더 넓어진 음악적 역량이 다시 한 번 꽃 필 다음 신곡이 더 기대된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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