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캠프’ 역시 김제동, 속시원한 사이다 토크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8.25 10: 07

‘힐링캠프-500인’ MC 김제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정형돈을 꽉 잡으며 중간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김제동은 우유부단함의 결정체를 보여준 정형돈이 수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중심을 잘 잡아주는 것은 물론, 적재적소 질문으로 시청자 MC들이 듣고 싶어하는 속 시원한 사이다 토크를 이어나가며 정형돈의 진심을 더욱 끌어내 ‘500인 대표 MC’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지난 24일 밤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500인’(연출 곽승영/ 이하 ‘힐링캠프’) 198회에는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정형돈이 초청됐다.
무대 위의 정형돈과 마주한 김제동은 “거의 처음으로 정형돈 씨가 긴장하는 모습을 본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무대 위에서 얼떨떨하고 떨려 하는 정형돈을 보며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노력을 보여줬다.

김제동의 질문은 처음부터 강했다. 김제동은 “요즘 MC 4대 천왕이 누구냐. 4대강은 우리가 알겠는데 4대 천왕은 도대체 누구냐”고 물었고, 이에 정형돈은 “그런 위험한 얘기는 저한테 말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정치적 소신을 밝히지 않겠습니다”라며 몸을 사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정형돈은 자신과 함께했던 정재형 지드래곤(GD) 혁오 등을 언급하며 “보고 있어요. 김제동 씨”라며 어깨를 으쓱했고 “한 번쯤은 인기 맛도 보고 연예인 다운 삶도 한 번 살아봐야죠. 보고 있어요”라고 말했고, 김제동은 싫지는 않은 듯 미소를 지어 큰 웃음을 줬다.
정형돈과 김제동은 이렇듯 주거니 받거니 티격태격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고, 김제동은 정형돈을 어르고 달래(?)는 500인 대표 메인MC의 진면목을 보여주며 곳곳에서 공감과 웃음을 자아냈다. 김제동은 정형돈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자 이를 놓치지 않았고, 선택질문에 유독 곤란한 모습을 보이는 정형돈을 위해 그에 맞는 질문들을 변형시켜가며 반대로 시청자 MC들에게 답을 유도하기도 했다.
또한 김제동은 “개그맨이라는 직업을 만족하나”라는 질문에 정형돈이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만족스러울 때도 있고 만족스럽지 못할 때도 있다. 만족스럽지 않다고 하면 아예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는 거니까”라고 말하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김제동은 이를 ‘양가적 감정’이라고 정의를 해 이해를 도왔다. 김제동은 “심리적으로 양가적 감정이라고 한다. 양쪽 감정 어디에도 소속되면 안될 것 같은, 또는 소속돼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했고, 이 말에 정형돈은 확고하게 “그게 맞다. 내가 변한 거 같다”라며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정형돈의 모습에 김제동은 “아까 제일 표정이 살아있을 때가 ‘그거 싫어!’라고 했을 때다. 형으로서는 자기 감정을 다 털어놓고 사는 게 좋을 거 같다”고 형으로서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정형돈은 “진행의 방식이 재석이 형을 많이 닮았다. 그런데 그렇게 착하지 못하니까 명수 형이 나온다”고 말했고, 김제동은 “안에는 박명수가 있고 밖에는 유재석이 있다. 그런데 50대 50을 하려고 하니 박명수가 튀어나려고 하면 유재석이 막고, 유재석이 무언가를 하면 박명수가 뒤에서 잡는다. 그래서 어떤 자기 표현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정형돈은 “맞다. 줄타기를 잘해야 될 것 같다. 늘 줄을 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김제동은 “그냥 줄에서 내려오면 안되겠냐”고 진심으로 걱정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모습에 김제동은 “저는 형돈 씨의 솔직한 모습을 방송 역사상 오늘 제일 많이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형돈의 생각은 달랐다. 정형돈은 “솔직하지 못하다. 유일하게 솔직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오늘 100% 솔직하지 못할 것 같다. 솔직한 것으로 포장해서 얘기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형돈의 그러한 말에도 불구하고 500인의 MC는 정형돈의 솔직함에 더욱 공감하며 큰 반응을 만들어냈다.
또한 김제동은 아닐 땐 아닌 모습으로 정형돈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정형돈은 강의를 하던 도중 자신과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이들에게 자신이 강연을 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에 빠졌던 일화를 공개했다. 정형돈은 “그 사람들이 내 얘기에 귀를 기울여서 변한다는 게 무서웠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 인생에 주제 넘게 영향을 끼칠까 봐. 혹시나 한 명이라도”라고 말했고, 이에 김제동은 코웃음을 치듯, 그리고 안심을 하게끔 “사람들 만만하게 보지 마세요. 정형돈 씨 말대로 다 할거라고 왜 생각하세요. 우리 그렇게 만만하게 보지 마세요. 그런 사람 한 명도 없으니까 걱정 마세요. 우린 정형돈 씨의 경험이 궁금할 뿐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에 정형돈의 굳은 얼굴이 풀어졌고, “그럼 다시 할까?”라고 농담을 던지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김제동은 정형돈의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내기도 했다. 정형돈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며 한껏 긴장이 풀어진 모습을 보여줬다. 또 다른 꿈으로 발명가를 꼽은 정형돈은 “제 머릿속에 있는 것들이 여러분이 만지고 느낄 수 있고 그걸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직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고, 김제동은 “지금은 형돈 씨 생각을 잘 못 만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하잖아요. 다 끄집어내면 이해를 받을 수 있을 텐데, 가끔 확 끄집어내서 보여주고 싶죠”라고 물었다. 이에 정형돈은 “뜻대로 안 되더라고요. 그러고 싶은데. 용기가 없어서 그런 거겠죠. 그릇이 작아서”라며 김제동의 말에 백 번 이해를 하는 모습으로 더욱 묘한 느낌을 남겼다.
특히 이날 방송은 김제동이 ‘힐링캠프’의 500인 MC의 대표로서의 진면목이 제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초청된 정형돈을 잘 아는 까닭에 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제대로 해 냈고, 시청자 MC들의 질문을 변화시켜 정형돈의 진솔한 면모를 고스란히 전달했다. / jmpyo@osen.co.kr
'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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