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정형돈이 월요일 심야예능을 모두 점령했다. ‘냉장고를 부탁해’와 ‘힐링캠프’에서 각각 다른 색깔의 매력을 발산, ‘4대천왕’다운 활약으로 월요일 밤을 장악했다.
지난 25일 정형돈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파트너 김성주와 함께 마치 ‘쇼미더머니’를 연상케 하는 라임대결을 펼치며 ‘미친케미’를 다시 한 번 보여줬고 SBS ‘힐링캠프’에서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와는 완전히 다르게 크게 긴장한 모습을 보였고 진지하게 속내도 털어놓았다.
먼저 이날 오후 10시 정형돈은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능청스러운 진행과 김성주와의 소름 끼치는 호흡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정형돈의 진행력은 이미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그리고 특히 김태원 편에서 정형돈은 그야말로 진행의 정점을 찍은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성주가 먼저 홍석천의 요리를 언급하며 “이태원이 김태원을 잡을지?”라고 했고 정형돈은 이원일이 잡채를 삶는 걸 보고는 “잡채 정말 잘못하면 분위기 잡친다”며 “스눕 돈이다”고 신들린 라임진행에 자화자찬했다. 또한 김태원이 앞니로만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에 눈물연기까지 하며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이뿐 아니라 홍석천이 요리를 하며 연유를 넣자 오세득이 먼저 “무슨 연유로”라고 한 마디 했고 김성주가 이를 받아 “이태원이 김태원을 잡기 위해 무슨 연유로 연유를 넣나요”라고 하자 정형돈은 “가사 하나 나오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말이지 이날은 정형돈과 김성주가 케미의 절정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어 ‘힐링캠프’에서는 정형돈이 ‘냉장고를 부탁해’와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항상 방송에서 자신만만하고 웃음기 가득한 모습을 보였던 그가 연예인으로 사는 삶의 고충과 아픔을 털어놓고 자신의 속내까지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정형돈은 한 관객의 말처럼 자기 일에 행복해하는 성공한 사람인 듯 했지만 그가 밝힌 속내는 충격적이었다.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밝히지 못하고, 늘 시청자들의 눈치를 보는 사람. 그래서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사람. 심지어 토크쇼에서도 솔직한 척 포장해야하는 사람이었다.
정형돈은 “사실 이 일을 시작하고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항상 50대 50으로 이야기 한다. 솔직한 내 생각보다는 모두가 상처받지 않는 대답을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김제동은 “크게 상처받은 일이 있냐”고 물었고, 정형돈은 “심하게 욕을 먹고 성격이 바뀌었다. 안좋은 소리를 듣다 보면 많이 위축된다. 시청자들이 무서운 아버지 같다. 인자하시지만 혼낼 때는 무섭게 하지 않냐”고 말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깨알 같은 애드리브와 재치로 최고의 진행력을 보여주고 ‘힐링캠프’에서는 인간 정형돈의 면모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정형돈. 그가 4대천왕일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kangsj@osen.co.kr
JTBC ‘냉장고를 부탁해’, SBS ‘힐링캠프’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