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스캅’은 매회 어떻게 보면 공짜로 보는 범죄 스릴러 영화와 같은 긴장감을 유발한다.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나쁜 놈’이 존재하고, 이를 쫓는 경찰 김희애의 추적 과정이 손에 땀을 쥐게 그려진다. 아무래도 극적 긴장감을 높이다 보니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지만, 6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높은 흡인력을 자랑한다.
SBS 월화드라마 ‘미세스캅’은 아줌마 경찰 최영진(김희애 분)이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는다. 그 속에서 엄마로서의 고민도 담겨 있고, 사회 안전망이 언제나 뚫리는 현실에 대한 일침과 분노도 담겨 있다. 영진은 소시민의 영웅인데, 흉악한 살인을 저지르는 살인마부터 자신의 이속을 챙기기 위해 부정부패의 온상이 된 거악들과 맞닥뜨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세스캅’에서 다루는 가상 현실에는 영진을 비롯한 강력계 형사들이 어떻게든 사회 악을 척결하는 영웅처럼 활약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1~2회에 걸쳐 때려잡아야 하는 범인들이 가지처럼 등장하고, 영진과 대립각을 세우는 악의 축이자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강태유 회장(손병호 분), 의뭉스러운 속내를 가진(현재까지는 흉악범인) 박동일(김갑수 분)이 발본색원해야 하는 뿌리로 버티고 있다. 태유와 동일은 예상컨대 이야기의 전개상 끝까지 영진과 대립각을 세울 것이고, 매회 잔가지처럼 영진과 시청자들의 속을 어지럽히는 ‘나쁜 놈’들은 영진의 피나는 노력 끝에 법의 심판을 받는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지난 25일 방송된 8회 역시 10대 소녀를 납치해 마치 게임을 하듯 잔인하게 죽이는 살인마를 잡으려는 영진의 악다구니가 펼쳐졌다. 이 살인자를 목격한 자가 태유고, 태유는 살인자에 대한 정보 제공을 빌미로 살인죄로 구속 수감 중인 아들의 석방을 내세우고 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어쩌면 더 나쁜 놈’과 협상을 해야 하는 절망스러운 순간이 된 것. 겨우 살인마가 내세운 숙제를 풀고 죽을 뻔한 소녀를 구한 영진이 새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미세스캅’은 이 과정에서 작은 사건과 큰 사건이 연결돼 있고, 영진이 작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극한 추리에 성공하는 모습을 박진감 넘치게 전달했다. 촉박한 시간 속 영진이 기지를 발휘해 하나의 생명을 구하고 범인을 잡는 단서를 찾은 과정은 긴장감 있게 그려졌다. 영진이 살인마를 쫓고, 살인마가 경찰을 비웃듯 달아나는 이야기는 속도감 있는 전개와 쫄깃한 구성으로 안방극장을 끌어들였다. 흡인력 높게 휘몰아친 이날 방송은 웬만한 범죄 스릴러 영화와 비교해도 아쉽지 않았다. 물론 곳곳에서 좀 더 극적인 효과를 위해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눈에 띄었지만, 이는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수사물이 더욱 흥미를 자극하기 위한 필연적인 구멍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또 하나, ‘미세스캅’은 현재 영진을 존경하는 여형사 민도영(이다희 분)의 진짜 경찰로 성장하는 과정, 도영과 한진우(손호준 분)의 티격태격하며 발생하는 로맨스 기운이 극의 활기를 더하고 있는 중이다. / jmpyo@osen.co.kr
‘미세스캅’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