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달 배 아파 낳은 제 자식을 진심으로 미워할 수 있는 엄마가 어디 있으랴. 딸에게 유독 모진 ‘부탁해요, 엄마’ 고두심 또한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의 속사정은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극본 윤경아, 연출 이건준, 제작 부탁해요엄마 문화산업전문회사, KBS 미디어)에서 2남 1녀 중 유독 딸 이진애(유진 분)에게만 모진 말을 쏟아내는 엄마 임산옥(고두심 분)은 무슨 사연이 있기에 하나뿐인 딸에게 상처를 주는 걸까. 진애에게 내뱉은 말이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지난 1회분에서 반찬가게 건물주 김사장(김준현 분)의 요구대로 보증금과 월세를 더 내려고 했던 산옥. 그러나 남편 이동출(김갑수 분)이 그 돈을 몽땅 사기당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진애도 모든 사실을 파악하게 됐다. 심난한 마음에 진애는 장남 이형규(오민석 분)의 생일 축하 노래가 끝나자마자 “오빠 돈 좀 있어?”라고 따져 물었다. 기쁘기만 해도 모자랄 생일에 식탁 앞에서 돈 얘기를 들으며 복잡한 듯한 아들을 보고 있자니 속상했던 산옥은 진애에게 그만 하라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진애는 “엄마도 똑같애! 길바닥에 나앉게 됐다고 그렇게 앓는 소릴 하더니 이딴 거 쓰고 생일축하 노래 부를 기운은 있어?”라며 더 큰소리로 받아쳤다. 산옥은 안 그래도 암울한 상황에 진애가 정곡을 콕 찌르자 폭발했고 “너하고 오빠하고 같애? 거기다 너 그때 그렇게…”라며 무언가를 말하려 했다. 옆에서 말리는 동출 때문에 입을 다물어버린 산옥의 모습은 단순히 아들 바보라서 딸을 미워하는 게 아니라, 숨겨진 사연이 있을 거라 짐작하게 했다.
마음과 달리 자꾸만 말이 엇나가는 산옥잊이만, 딸을 향한 애정 어린 눈빛과 행동은 숨길 수 없었다. 반찬가게 문제가 해결된 후 진애의 변변치 않은 옷장을 보고는, 진애의 퇴근길을 마중 나가 곧장 의류 매장으로 끌고 간 것. 옷을 입고 나온 진애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예쁘긴 예쁘다”라고 진심을 말한 산옥은 예쁜 옷보다 더 환한 딸을 구석구석 훑어보는 눈빛과 처음 보는 환한 미소로 그의 모성애를 대변했다.
바쁘고 가난했던 지난날과 언제나 혼자서 뭐든 잘 해내 온 진애다. 그러다보니 산옥은 진애를 1순위로 생각지 못했고, 자연스레 말싸움이 잦아지면서 모녀의 사이는 벌어지기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산옥이 진심으로 진애를 미워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대체 끝내 말하지 못한 그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산옥의 진심이 밝혀지면 진애는 산옥을 이해하고 서로 화해하게 될까.
한편 ‘부탁해요, 엄마’는 오는 29일 저녁 7시 55분에 5회가 방송된다. /jykw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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