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문 예능인, 셰프들이 이렇게 웃겨도 되는걸까.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SBS 플러스 '셰프끼리'에서는 전문 예능인 못지 않은 예능감을 뽐내는 최현석, 오세득, 임기학, 정창욱 4인의 셰프 모습이 전파를 탔다.
무엇보다 첫 방송 전, 예능인 한 명 없이 셰프들로만 이뤄진 방송이 웃음을 선사할 수 있을까라는 의견들도 많았지만 뚜껑을 열어 본 '셰프끼리'는 오히려 예능 초보들이 만들어내는 웃음으로 앞으로를 더욱 기대케 했다.
이날 방송은 생애 첫 이탈리아 여행을 준비하는 셰프들의 모습이 중점적으로 그려졌다. 셰프들의 이탈리아 여행기는 현재 유행 중인 쿡방의 흐름을 타고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날만큼은 준비 과정인 탓에 그리 많은 요리를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쉬움은 없었다. 4명의 셰프들이 방송 내내 웃음을 선사했기 때문.
맛피아 F4 중 맏형인 최현석은 그간의 허세 이미지와 180도 다른 허당 이미지로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그동안 최현석은 요리를 하며 '멋짐'을 중요시해 '허셰프'라는 별명까지 얻은 바 있다. 뭐든지 멋있게, 완벽하게 해낼 것만 같았던 최현석은 그러나 '셰프끼리'에서 허당의 면모를 고스란히 드러내 시선을 모았다.
그는 출발 전 집에서 찍은 셀프 카메라에서 "옷을 갈아입어야겠는데"라는 아내의 말을 고분고분 듣는 '아내 바보'의 모습부터 "내가 써준 편지는 어딨어"라는 아내의 추궁에 진땀을 흘리는 남편의 모습까지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환전을 위해 찾은 공항 ATM에서 그는 거래 정지가 된 신용카드로 연신 출금을 시도, "이거 왜 안돼"를 연신 외치며 완벽한 허당으로 거듭났다.
오세득 셰프는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도 선보였던, 최현석이 그토록 안웃기다고 우기는 개그 코드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나 '오줌마'라고 오세득을 소개한 만큼, 그는 쉴틈없는 수다로 시선을 모았다. 게다가 셀프 카메라 도중 어색한 연기 톤으로 셀프 카메라를 진행,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첫 방송 출연을 결심한 임기학의 '어색함' 역시 웃음 포인트였다. 그는 셰프들과의 식사 중에도 계속해서 카메라를 의식해 웃음을 자아냈으며 카메라와 단 둘이 남겨지면 그야말로 어색, 기존의 예능과는 색다를 재미를 안기기도 했다. 정창욱 역시 자유 분방한 매력과 함께 막내의 귀여운(?) 모습으로 앞으로의 '셰프끼리'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저 요리 이야기만 할 줄 알았던 '셰프끼리'는 예능 초보들 덕분에 뜻하지 않은 재미를 이끌어냈다. 날 것에서 진짜를 발견하듯, 날 것의 예능감각이 웃음을 선사한 것. 게다가 이들이 훈훈한 셰프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훈훈하기까지하고 웃기기까지 한 셰프들을 앞으로 만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편 '셰프끼리'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셰프들이 보여주는 음식, 그들의 인생, 그리고 여행 이야기로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 trio88@osen.co.kr
'셰프끼리'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