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맨’의 유재석과 유희열의 케미. 시청자들은 두 사람의 호흡을 기대했고 베일을 벗은 ‘슈가맨’에서 이들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차진 케미를 만들어냈다. 유재석이 그간 예능의 선두에 서서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것과 달리 유희열과 대결구도를 형성, 서로 ‘디스’하고 ‘경쟁’하는 모습이 시청자들로서는 꽤 신선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을 찾아서’(이하 슈가맨) 2회를 보니 첫 방송은 유재석, 유희열이 워밍업을 한 정도였다. 지난 주 서서히 케미 시동을 걸었던 두 사람은 2회 만에 케미의 절정을 보여준 듯했다.
‘슈가맨’은 대한민국 가요계의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 일명 ‘슈가맨(SUGAR MAN)’을 찾아 그들의 전성기와 히트곡, 사라진 이유와 행방 등을 알아보는 것은 물론 ‘슈가맨’의 히트곡을 새로운 버전으로 재탄생시켜 승부를 겨루는 프로그램이다. ‘슈가맨’의 가장 큰 맥락은 슈가맨을 찾고 그들의 히트곡을 2015년 버전으로 만들어 선보이는 것이지만 유재석과 유희열의 대결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대결의 백미를 제대로 살렸다. 지난 주 방송에서 ‘슈가맨’ 추격에 앞서 유재석과 유희열은 가수가 누구인지 추측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보이며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그간 유재석이 홀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모습이 대부분이었지만 ‘슈가맨’에서는 유희열과 티격태격 거리는 구도가 재미를 불어넣었다.
사실 첫 방송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하지만 2회에서는 유재석과 유희열이 모든 아쉬움을 완전히 달래줬다. 앞서 MBC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두 사람의 호흡이 ‘좋다’라는 걸 알게 된 정도라면 ‘슈가맨’ 2회에서는 이들이 이를 증명한 듯했다. 초반부터 두 사람은 날선 신경전을 펼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지난주 대결에서 진 후 유재석 팀의 노래를 벨소리로 한 유희열은 벨이 울릴 때마다 유재석의 랩이 나온다고 하자 유재석은 능청스럽게 “그럼 이기면 된다”고 자극했다. 유희열도 유재석을 도발한 건 마찬가지였다. 역시나 유희열은 유재석의 대항마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었다.
여기에 유재석, 유희열의 공감파워까지. 슈가맨과 함께 한 토크에서의 입담은 기가 막혔다. 1회 슈가맨 박준희, 김준선에 이어 2회 김부용과 유승범 등 젊은 시청자들은 모르는 슈가맨이 등장했어도 두 사람은 적절한 멘트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슈가맨과 시청자들의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
유재석과 유희열은 슈가맨들이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유머를 섞어가며 자연스러운 토크 분위기를 만들었다. 슈가맨들이 오랜만에 방송이 어색할 수 있지만 두 사람 덕분에 자신을 내려놓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에 시청자들도 모르는 가수들이 등장했다고 해서 답답하거나 재미없다고 느낄 수 있는 순간은 크게 없었다.
유재석과 유희열의 조합은 ‘옳았다’. 두 사람이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으로 주고받는 깨알 같은 신경전은 예능의 재미를 만들어냈고 슈가맨들과의 편안한 토크 분위기를 형성하며 시청자들과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유재석과 유희열의 ‘케미파워’, ‘공감파워’. 때문에 ‘슈가맨’의 정규 편성을 기대케 했다./kangsj@osen.co.kr
JTBC ‘슈가맨’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