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유느님' 유재석이었다. 타고난 흥을 음악 예능에서 제대로 발휘했다. MC로서의 재치 있는 입담뿐만 아니라 유희열과의 '케미'도 좋았다. 이제 남은 것은 정규편성을 따내는 일 뿐.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새 예능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을 찾아서'에는 가수 유승범과 김부용이 슈가맨으로 출연했다. 유재석 팀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질투'를, 유희열 팀은 '풍요 속의 빈곤'을 슈가송으로 택해 역주행 대결을 벌였다. 결국 유재석 팀의 2연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유희열이 유재석 앞에서 무릎을 꿇게 됐다.
'슈가맨을 찾아서'는 가요계의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 일명 '슈가맨'을 찾아 그들의 전성기와 히트곡, 가요계에서 사라진 이유와 행방 등을 알아본다. 유재석과 유희열이 히트곡을 새로운 버전으로 재탄생시켜 승부를 겨루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 반응에 따라 정규 편성 여부가 결정되는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무엇보다 유재석의 종합편성채널 진출로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 유재석과 MBC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호흡을 맞췄던 파트너 유희열이 공동 MC로 확정되면서 '투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일단 MC들로만 봐서는 성공적이었다.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두 사람이기에 척척맞았다. 유재석은 타고난 입담꾼이고, 유희열 역시 다년간 라디오와 음악방송을 진행하며 진행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온 상황. 두 사람은 남녀 MC보다 더 잘 어울렸다. 티격태격하면서 서로를 받쳐주는 진행이 웃음을 줬다.
'슈가맨'은 무엇보다 유재석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무한도전'에서 2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가요제에서 특유의 흥을 주체하지 못하던 유재석.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메뚜기 댄스'로 시선을 사로잡는 그가 음악 예능과 만나 그 흥을 폭발시켰다. MC로서 치고 빠지는 노련함과 여유로운 입담, 유희열과의 호흡 모두 좋지만, 음악 예능과 꽤 잘 어울리는 그였다.
사실 추억여행을 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은 앞서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여러 번 시도해온 콘셉트. '슈가맨'은 사라진 가수에 대한 기억을 이끌어내면서 그들의 노래를 새롭게 2015년 버전으로 구성한다는 큰 줄기로 포인트를 줬다. 더불어 유재석 특유의 매끈한 진행, 어떤 패널들이 나와도 잘 살려주는 능력이 잘 발휘됐다. 소위 말하는 '죽은 멘트'도 살려내는 MC였다. 입담 좋고 흥 많은 MC로서 유재석에게 안성맞춤인 것이다. 어떤 게스트도 잘 살려주는 유재석이었기에 그가 '유느님'으로 불리는 이유가 충분히 입증된 프로그램이다.
2회 방송을 끝으로 파일럿은 막을 내린 상황에서, 추억여행과 추리, 유재석과 유희열 효과로 일단 이슈메이킹에는 성공한 '슈가맨을 찾아서'. 흥 많은 MC 유재석을 계속 잘 활용할 수 있을지, 정규편성의 기회를 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seon@osen.co.kr
JT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