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라스', 어디로튈지 모르는 조영남은 영원한 자유인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8.27 09: 44

조영남은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친구들도 당황할 만큼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직구식 멘트를 날려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그게 매력이라면 매력인데, 반대로 거르지 않은 순도 100%의 솔직한 이야기에 반감을 가지고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다. 느낀 그대로, 여과 없이 뱉어내는 그의 성격에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것이다. 하지만 조영남이 그의 철칙대로 영원히 철들지 않고 대중의 곁에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는 미녀와 쎄시봉 특집으로 꾸며지며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 조정민이 출연했다. 역시 모두의 예상을 깨는 문어발식 토크로 웃음을 터뜨린 사람은 조영남이었다. 윤형주와 김세환은 점잖은 목소리로 그를 저격하며 케미스트리를 빚어냈다.
조영남은 첫 등장부터 강렬했다. 인사를 해달라는 MC들의 말에 "인사는 무슨 맨날 보는데"라는 말로 말문을 열며, 김세환에게 "그 얘기를 왜 하냐, 인사나 하라"고 동생들을 구박하기 시작했다. 이에 김세환은 "이 형은 반갑다는 게 성질을 내는 것이다. 우리한테도 '야, 임마 너 언제왔냐'고 인사를 한다"고 지인으로서 조영남의 성격을 조목조목 설명해줬다.

종잡을 수 없는 토크는 계속됐다. 그는 쎄시봉 멤버 이장희에 대해 "걔는 진짜 팔자가 좋다. 여자가 생기면 장미꽃을 바친다. 그걸 내가 쭉 보다가 나도 언젠간 꽃을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하필 김수미였다. 그 분이 마지막이 될까봐 불안하고 씁쓸하다"고 했다. 그는 이장희가 현재 젊은 변호사를 만나고 있고 현재 미국에 거주중이라고 폭로했다. 깜짝 놀란 윤형주가 그를 말리며 이야기가 종식됐다.
그는 앞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서 배우 김수미와 갈등을 빚은 사건에 대해서는 "김수미가 나한테 미안하다며 그만두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미안했다. 장희의 꽃을 생각하다가 편지를 썼다. 그 것을 보고 수미가 감동을 해서 다시 하기로 화해가 됐다"고 설명했다.
조영남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나는 얼굴이 푸근하지 않나"고 평가하다가 김구라의 이름을 지적하며 "이름 좀 고쳐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진행을 아주 잘한다고 칭찬하며 한마디로 '출세했다'고 치켜올렸다. 이에 김구라는 "인터넷에서 용이 났다"고 화답했다. 조영남은 음료수를 들고 테이블에 일부를 쏟으며 '행위 예술'을 하냐는 지적을 받았다. 김세환은 돌발 행동을 하는 조영남에 대해 "이 형을 점잖은 좌석에는 못 데려 간다"고 지적해 웃음을 안겼다.
조영남의 멘트 폭격은 멈추지 않았다. "연예인은 철들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윤형주는 "이 형이 어떨 땐 제정신 같지가 않다. 같이 활동을 하고 있지만 본받고 싶지 않다"고 지적하며 '조영남 스나이퍼'로 떠올랐다. 하지만 조영남은 일에 있어서는 철저한 남자였다. 10년 동안 단 하루도 녹화를 펑크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김세환은 "'무릎팍도사' 때문에 쎄시봉 콘서트를 못할 뻔 했다. 영남이 형이 '이장희와 윤형주에게 가수가 되지 말라'고 했었다고 털어놓으면서 이들이 기분이 상했다. 영남이 형이 '장로(윤형주)가 평신도(본인)을 품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며 사과했다"고 털어놨다. 윤형주는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기적이다"라고 했다.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 이장희 등 가수를 배출한 '쎄시봉'은 한국 포크 음악의 열풍을 일으켰기에 더 특별하다. 1968년 데뷔한 이들은 '하얀 손수건' '웨딩케이크' 등 명곡을 히트시키며 스타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쎄시봉의 문은 닫았지만 음악과 함께 이름을 남겼기에 영원불멸의 존재로 남았다.
조영남의 인간적인 매력은 무엇보다도 솔직함에서 비롯된 것 같다. 그의 4차원성 멘트와 행동에는 예술인으로서의 솔직한 면모가 반영돼 있다.  새까만 선글라스에 부스스한 머리, 정장이 아닌 청재킷의 패션 감각은 무겁고 딱딱함을 벗어나 경쾌하고 재미있게 지식을 전하는 그만의 매력을 100% 발휘하게 돕는다.
조영남이 만약 점잖은 모습으로 이웃집 아저씨 같은 평범한 모습이 부각됐다면 그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다소 약했을 듯싶다. '취급 주의' 조영남이 영원히 철들지 않는 모습으로 대중의 곁에 남아서 좋은 노래를 들려주길 기대한다./ purplish@osen.co.kr
'라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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