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이 천만 관객 돌파를 확실시 하며 역대 17번째 천만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황정민, 유아인이 주연을 맡은 '베테랑'은 지난 5일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며 흥행 질주, 결국 천만 고지를 넘어섰다.
류승완 감독의 장기인 통쾌한 액션과 풍자 섞인 스토리, 그리고 황정민-유아인의 열연 등 '베테랑'의 천만 요인들은 무수히 많지만, 꼭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맛깔나는 대사들이다.
실제로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베테랑'을 검색하면 '명대사'가 자동으로 검색되고 있으며 '베테랑' 기사들의 댓글에서는 영화 속 등장했던 명대사들을 수없이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베테랑'의 천만 돌파를 맞은 이때, '베테랑'의 명대사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1. 지금 내 기분이 그래..어이가 없네
아마도 '베테랑'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대사 중 하나일 것. 극 중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 분)가 내뱉는 대사다. 너나 할 것 없이 이 대사만큼은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이 대사는 강렬했고 조태오라는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해줬다.
부당한 해고와 밀린 임금을 받으러 자신을 찾아온 배기사(정웅인 분)에게 조태오는 액수를 묻고, 돌아온 대답을 들은 조태오가 내뱉는 대사다. 맷돌을 돌려야 하는데 손잡이가 없다, 즉 사소한 것 때문에 하고자 하는 일을 하지 못할 때 '어이가 없다'는 표현을 쓴다며 조태오가 배기사에게 말하는 대사이기도하다.
누구에게는 목숨을 걸 만큼 커다란 금액이지만 조태오 앞에선 사소한 게 돼버리고, 그 사소함을 하찮게 생각하는 조태오의 캐릭터가 잘 표현된 대사라고 할 수 있다.
#2.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배기사 사건을 수사하던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에게서 나온 말이다. 사건을 담당한 경찰이 신진그룹 최상무(유해진 분)와 모종의 거래가 있었음을 직감한 그가 내뱉는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대사는 배우 강수연이 자주 쓰던 말이라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다.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 프리미어 행사에서 "강수연이 자주 하던 말이다. '영화인이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고 자주 말을 하셨다. 그 말이 너무 멋있어서 영화에 사용하게 됐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류승완 감독이 반했을 만큼, 이 대사 역시 '베테랑'을 본 관객들에게 큰 임팩트로 남아있다. 게다가 원칙을 고수하고 부당함에 손 내밀지 않는, 대쪽같은 서도철 형사의 캐릭터도 잘 보여주고 있으니 금상첨화 아닐까.
#3.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
그야말로 미친 존재감이다. 출연 배우 목록에 이름을 올린 것도 아닌, 카메오로 등장했을 뿐인데 그 누구보다 인상깊은 대사를 남겼다. 바로 배우 마동석이다.
마동석은 극 중 말미, 조태오와 서도철의 명동 한복판 액션신에서 등장한다. 서도철을 때려눕힌 조태오가 비틀거리며 현장을 빠져나려하자, 마동석이 이를 가로막으며 내뱉는 대사다.
격투기를 배운 조태오 마저 움찔하게 만들 정도로 위압적인 비주얼을 자랑한 마동석은 조태오를 가로막으며 "나 아트박사 사장인데"라고 말한다. 위압적 비주얼에게서 아트박스라는 단어가 나오다니. 이 매치 안되는 반전 대사가 관객들에게 커다란 웃음을 선사한다.
한편 '베테랑'은 안하무인 유아독존 재벌 3세를 쫓는 광역수사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지난 5일 개봉 이후 흥행 순항 중이다. / trio88@osen.co.kr
'베테랑'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