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셈블리’가 수목드라마 동시간대 시청률 최하위를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셈블리’의 각본을 맡은 정현민 작가의 전작인 ‘정도전’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어셈블리’와 ‘정도전’ 모두 정치를 테마로 하고 있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는 긴장감이 떨어진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인 정현민 작가가 생생한 국회의원실 내부 이야기와 영화 ‘베테랑’처럼 현실의 사건을 빌려와 드라마에 제대로 녹여내고 있다. ‘어셈블리’에서 주제가 되는 사건들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을 주지만 결국 드라마라는 한계 때문에 작위적인 결과를 만들 수밖에 없다. 결국 현실감과 드라마적 타협의 차이 때문에 극의 긴장감이 옅어진다. ‘정도전’이 비록 과거에 벌어졌던 역사를 다뤘다 하더라도 세부적인 디테일까지 시청자들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를 줬던 것과 비교된다.
‘어셈블리’에서 악역이 크게 부각되지 않은 것도 드라마를 느슨하게 만들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정재영과 대립하는 캐릭터는 같은 당에 속한 장현성이다. 그러나 여태 장현성은 정재영과 대립한다기보다 주로 송윤아나 박영규와 대립하는 것처럼 묘사됐다. 절대 악이라거나 이기지 못할 상대라기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별다른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있다. ‘정도전’에서 조재현과 대립했던 박영규가 구더기까지 먹어가며 독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과는 악역의 이름 값이 다르다.
그럼에도 ‘어셈블리’는 의사가 연애하고, 경찰이 연애하고, 국회에서 연애하는 한국드라마의 틀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처음으로 드라마에 도전하는 정재영과 최근 티비에서 보기 힘든 주체적이고 현명한 여성을 연기하는 송윤아도 배역에 딱 맞는 연기를 보여줬다. 거기에 더해 ‘어셈블리’가 묘사하는 현실은 가슴 아플때도 있지만 따스한 위로를 주기도 하며 감동적인 순간을 선물한다. /pps2014@osen.co.kr
'어셈블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