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 탈출 넘버원? 믿지 못할 황당 죽음 5 [위기탈출 넘버원③]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9.01 10: 08

국내 유일의 ‘안전 버라이어티’인 ‘위기 탈출 넘버원’이 500회를 코앞에 두고 있다. 2005년 7월 9일 첫 방송을 한 이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55분에 KBS 2TV를 통해 방송되는 중. 현재까지 497회가 전파를 탄 장수 예능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승 탈출 넘버원’이라는 웃지 못할 별명이 있다. 안전을 강조하는 구성이다 보니 믿지 못하겠지만 일어날 수 있는 황당 사고들을 소개하기 때문. 시선을 끌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제작된 만큼 상황극이 들어가고, 왜 사고가 발생했는지 추측하게 만드는 구성이라 적당한 ‘낚시질’도 있다. 기획 의도가 바람직하다 보니 이 같은 흥미 유발을 위한 다소의 자극 장치는 안방극장에 용납되는 분위기다.
마치 웃기려고 억지로 만든 가상 설정 같지만 실제로 있었던 사례를 소개하는 구성. 한때 워낙 예상하지 못한 실수로 인해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를 하는 까닭에 ‘이승 탈출 넘버원’이라는 제작진으로서는 다소 억울할 만한 꼬리표도 달렸다. 특히 이 프로그램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하다가 사망했는데요’라는 성우의 설명은 코미디 프로그램의 패러디 장치로 활용되기도 했다.

# 코털 뽑지 마라...죽을 수 있다(2011년 4월 4일)
 
코털을 뽑았다는 이유로 사망한 사람의 사연. 어머니 권유로 선을 보게 된 불혹의 남자는 ‘모태 솔로’다. 이 남자는 상대 여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친구들의 권유로 코털을 뽑는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머리가 아팠다. 그는 감기몸살이라고 생각해서 약을 먹었다. 허나 잘못된 판단이었다. 세균성 뇌수막염에 걸린 것. 코털 뽑은 자리에 염증 생기면서 뇌에 세균이 침투했다. 코털을 뽑으면 모낭염부터 급성 세균성 뇌수막염, 심각하면 패혈증에 걸릴 수 있다는 경고다. 코털은 손으로 뽑지 말아야 한다는 위험성을 알려준 구성이었다. 코 속을 소독하고 소독한 가위로 밖으로 나온 털만 정리해야 한다.
# 임성한 막장극이 현실로? 웃다가 사망(2012년 5월 7일)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하늘이시여’에는 주인공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여자가 웃다가 죽었다.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위기 탈출 넘버원’은 어린 아이를 심하게 간지럽게 해서 웃다가 사망하게 만든 사고를 소개했다. 웃을 때는 날숨이 많아져 산소가 줄어든다. 정상적인 호흡을 할 때보다 웃을 때 산소가 3~4배 더 많이 소비된다. 어린 아이는 호흡이 고르지 않아 웃다가 목숨을 잃는 위험한 지경에 이를 수 있다는 것. ‘위기 탈출 넘버원’은 지나친 웃음을 유발하지 말자는 경고로 마무리 됐다.
# 와인을 마시다가 질식할 수 있다?(2010년 10월 18일)
 
이 시기 ‘이승 탈출 넘버원’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가 있다. 벌에 쏘여서 죽을 수 있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그럴 수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허나 와인을 마시다가 질식할 수 있다는 결과만 보면 황당무계하지 않겠는가. 사연은 이렇다. 와인을 마신 남자가 잠에 들었다. 와인의 달콤한 향을 맡은 벌들이 남자 주변에 서성거렸다. 때마침 입을 벌린 남자, 벌은 향기를 쫓아 입 안으로 들어갔다. 놀란 남자는 입을 다물었고, 벌 역시 침을 쏘았다. 기도가 부었고 질식사를 하게 됐다.
 
# 선글라스를 꼈다가 사망했다?(2012년 6월 18일)
 
선글라스를 꼈다는 이유로 사망했다는 말일까. 아니다. 결과만 보면 그렇지, 사망한 이유는 운전 사고다. 선글라스는 빛 차단 효과가 있다. 눈에 자극이 덜 가기 때문에 일상에서도 많이 착용한다. 다만 우리 눈은 어두운 상태에서 갑자기 밝아지면 동공이 적응을 하지 못한다. 2초에서 5초까지 시야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자동차에서 선글라스를 갑자기 벗으면 앞을 못 볼 수 있다는 위험성이다. ‘위기 탈출 넘버원’은 운전 중 선글라스를 벗으면 앞이 보이지 않아 사고가 발생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다가...(2010년 8월 30일)
 
공연을 보다가 죽을 수 있다? 가능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찔한 압사다. 공연장의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누군가 바닥에 넘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뒷사람이 이를 미처 보지 못하고 깔리거나 밟고 지나간다면? 바로 밑에 넘어진 사람은 호흡 곤란이 이어진다. 가슴 압박으로 인해 기도가 열려 있어도 폐에 공기가 전달되지 못해 산소 부족으로 사망할 수 있다. 의학 용어로 외상성 질식사라고 한다. 상황극으로 궁금증을 유발하고, 왜 죽게 이르렀는지 설명을 늦게 차근차근 하다 보니 처음 죽은 이유를 들으면 황당할 수 있다. 허나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 ‘위기 탈출 넘버원’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다. 안전, 또 안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 jmpyo@osen.co.kr
KBS 제공,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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