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제작진의 극본’일까? 첫 회부터,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다는 사실 만으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길민세가 합격했다. 모두가 납득할만한 ‘반전의 실력’을 보여줬다면 논란은 반절로 줄어들었을지 모르지만, 지난 27일 보여준 모습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그는 평범한 수준의 노래를 불러 심사위원들을 당황하게 했다.
길민세는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엠넷 '슈퍼스타K 시즌7'(이하 '슈스케7')에서 합격 통지를 받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제가 고등학교 때 방황했던 게 후회된다”는 그의 눈에서는 여러 감정들이 오갔다.
길민세의 합격이 가능했던 것은 윤종신이 슈퍼패스를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이날 길민세는 먼데이 키즈의 ‘이런 남자’를 불렀는데, 심사위원들의 반응이 썩 좋지 않았다. 백지영과 성시경 등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은 “노래를 못하지 않았다. 그런데 되게 잘하지도 않았다”, “어디까지 합의를 하느냐의 문제다. 실력만 본다면 불합격이다. 디테일이 떨어진다”, “아직은 슈퍼위크에 갈 실력이 안 된다. 노래는 모자란 점이 있다”고 불합격을 줬던 상태.
모두가 길민세의 불합격을 예상했지만, 이는 빗나갔다. 윤종신이 슈퍼패스를 사용한 것. 그는 “노래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은 어설픈 단계다. 기술적으로 모자라도 슈퍼위크에 가는 사람이 있다. 뭔가 뿜어내는 사람이다. 운동선수 출신이라 몰입을 잘한다. 또 노래를 굉장히 좋아하는 게 보인다”며 그가 집중력이 높은 운동선수의 장점을 활용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결과에 많은 네티즌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종신의 선택이라기보다는 제작진의 극본이었을 것이다”라는 의견을 드러내기도 하고 있는 상황. 화제성을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이것이 정말 ‘제작진의 계획’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완전히 그렇다’고 확신할 수만 없는 이유는 심사위원으로서 다른 심사위원들과 차이점을 보이는 윤종신의 독특한 시각 때문이다. 이날도 윤종신은 모든 심사위원들이 불합격을 준 또 다른 참가자인 캐나다 교포 최성현에게 유일하게 합격을 줬다. “음정, 박자 얘기 안하겠다. 참신했다. 완성도 있는 노래는 아닌데 계속 듣고 싶은 매력이 있었다”는 게 이유. 심사위원들마다 개인적인 시각의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많은 이들이 납득하기 힘든 실력이지만, 심사위원이자 색깔 있는 뮤지션으로 그가 무엇인가를 봤다면 슈퍼위크에서는 길민세의 조금 다른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지 모른다. 결국 그는 심사위원으로 주어진 권한을 자신의 생각과 판단에 맞게 사용했을 뿐이다.
다소 의문의 여지가 있었다 해도, 길민세의 합격에 대한 반발이 이처럼 큰 이유는 그의 과거 때문이다. 프로야구선수 출신인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SNS에 자신의 팀 감독 및 코치에 대해 욕설을 쓰는 등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해 비판을 받아왔으며, 그로 인해 소속된 구단에서 방출되기까지 했다.
실력이 출중한 합격자라도 ‘과거 논란’이 일어나면 서바이벌에서 살아남기가 힘든데, 길민제의 경우 일단 예선에서 보여준 모습에서는 부족함이 많았으니 반대 의견이 클 수밖에 없다. 이날 길민세의 누나 길민지는 “제가 나오자고 했다. 얘가 큰 용기를 냈다. 이번 기회가 각자에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동생에 대해 언급했다.
또 길민세는 “고등학교 때부터 많이 지쳤다. 반항심이 많이 생기고. SNS에 생각 없이 글을 올렸다. 그 때 되게 철이 없었다”며 자신의 과거에 대해 시인했다. 또 “감사한 줄 몰랐다. 내가 왜 그랬지? 거기 있을 때가 행복했다. 되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그 때 혼자 있으면서 위로가 된 게 노래다”라며 노래에 대해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과연 길민세는 자신을 뽑아 준 윤종신의 명예를 지켜낼 수 있을까? 더불어 자신을 둘러싼 온갖 논란들에 대해 대중이 원하는 만큼의 반응을 보여줄 수 있을까? 향후 그의 행보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슈스케7'에서는 윤종신, 백지영, 김범수, 성시경이 심사위원을 맡았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eujenej@osen.co.kr
'슈스케7'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