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재영이 5분 연설로 안방을 뜨겁게 만들었다. 정말 이런 정치인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국민들의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주는 정치인. 정재영을 볼 때마다 통쾌한 한편, 현실과의 괴리에 씁쓸해진다.
KBS 2TV 수목극 ‘어셈블리’는 국회를 배경으로 한 정치 휴먼 드라마로, 노동자였던 진상필(정재영)이 국회의원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정치에 정자도 몰랐던 상필은 국회의원이 된 뒤 인경(송윤아)의 도움으로 정치를 배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상필은 자신이 정치인이 되어야했던 사실을 잊지 않고, 당과 상관없이 소신있는 행보를 해나간다. 27일 방송에서는 진정한 국민의 편에 서서 일해왔던 상필에게 대통령이 직접 국민당 사무총장직을 제안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갑작스런 제안에 상필은 어리둥절하고, 인경은 “의원님을 통해 바닥에 떨어진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바꿔보려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그 시간 도현(장현성)은 사무총장직 자신 사퇴를 요구받는다. 하지만 도현은 “내 발로 절대 나갈 수 없다”고 버틴다. 결국 대통령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도현. 상필을 찾아가 “당신은 대중들의 박수나 받는 것에 만족하라. 그 자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사무총장직을 수락할 경우 재기 못하게 만들겠다”고 협박까지 한다.
다음날 상필은 사무총장직을 수락하는 것처럼 단에 올라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내가 사무총장이 되면 당을 전면적으로 바꾸겠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을 공천하겠다. 대통령에 휘둘리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 지금 국회 앞에서 노동자들이 시위하고 있는 것을 아나. 사장이 일부러 부도내고 도망가는 바람에 임금을 하나도 받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 사장이 대통령 특별 사면인가로 나온다고 한다. 이런 일이 있는데도, 지금 사무총장직에 눈이 멀어 아웅다웅. 나는 사무총장직 그런데 관심 없다”며 울분을 토하는 연설을 해 의원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이날 상필은 이 5분 연설을 통해 자기 밥그릇 싸움에만 혈안이 된 의원들에게 일침을 가했고, 이는 현재 정치판에 대한 따끔한 경고로 들리며 안방 시청자들을 통쾌하게 만들었다. 서툴지만 그래서 진심이 담긴 정치를 하고 있는 상필. ‘어셈블리’를 통해 시청자들은 이 시간만큼은 후련함을 느낀다. / bonbon@osen.co.kr
'어셈블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