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단아하고 지적인 모습만을 보여줄 것 같았던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제대로 탈피한 이가 있다. 바로 ‘백년손님’ 속 김일중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훤칠한 외모와 중저음의 목소리와 달리 까불까불한 입담과 장난기 넘치는 표정으로 제대로 된 반전 매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지난 27일 오후 방송된 SBS '자기야-백년손님'(연출 민의식 김영식)에서는 SBS 특별상을 전달하기 위해 이만기의 처가댁을 찾은 김일중의 모습이 공개됐다. 그는 자기 집인 냥 금세 적응하는 넉살과 주체할 수 없는 깐족거림으로 프로그램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사실 김일중은 이만기와 톰과 제리 같은 사이. 이만기는 늘 제리처럼 이리 저리 빠져나가며 자신을 약 올리는 김일중을 못 견뎌했고, 김일중은 커다란 덩치에도 자신의 말 한마디에 분함을 감추지 못하는 이만기를 보며 즐거워했다. 이러한 두 사람이 중흥리에서 마주하자 남다른 ‘케미’를 발산했다.
김일중은 자신이 이상형이라고 밝힌 이만기 장모의 사랑을 등에 업고 의기양양한 채 농땡이를 피웠고,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이만기가 어떻게 해서든 일을 시키려고 한 것. 급기야는 이웃집의 변소까지 찾아가 청소를 하게 하려 했지만, 얼마 전에 청소해서 치울 것이 없다는 말에 돌아서야 했다.
더군다나 김일중 바라기인 장모가 직접 손질한 민어회와 매운탕까지 차려준 바람에 졸지에 ‘귀한 손님’ 대접을 해주고 말았다. 결국 바짝 약이 오른 이만기가 “한 대 쥐어박았으면 좋겠다”라며 숨겨왔던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의기양양한 김일중의 깐족거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스튜디오에서 김지선과의 깊은 인연에 대해 얘기하던 중 “4년 째 라디오 진행을 함께 하고 있다. (호흡이) 좋다 못해서 심장이 벌렁 거린다”라며 “김지선은 여자 김흥국이다. 라디오에서 노래 소개를 많이 하는데, 룰라의 ‘3!4!’를 ‘삼쩜사’라고 하더라”고 폭로한 것.
하지만 만만치 않은 입담을 자랑하는 김지선이 “가만히 보니까 김일중 씨 어머니께서 김일중 씨를 키우다가 못 다한 육아를 아내 분께 맡긴 것 같다”라며 “4년 전에 봤던 김일중과 지금 김일중은 완전히 다르다”라고 맞받아치며 내공을 과시했다.
이처럼 김일중은 ‘백년손님’의 출연자들을 놀리고, 또 역으로 놀림 당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겨주고 있다. 반듯한 이미지와 달리 거침없는 입담과 장난기 가득한 행동에서 오는 차이가 매 방송마다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
하지만 김일중이 최근 10년 만에 SBS에서 퇴사한다고 소식이 알려지며 ‘백년손님’에서도 하차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 과연 앞으로도 이러한 그의 독보적인 깐족거림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자기야-백년손님'은 고부갈등 보다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장서(사위와 장모)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이들이 함께 지내며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15분 방송. / jsy901104@osen.co.kr
'자기야-백년손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