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썰전’ 강용석 하차, 위기일까 기회일까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08.28 07: 03

강용석이 ‘썰전’을 하차했다. 최근 불륜 스캔들로 그동안 출연해 온 프로그램의 전면 하차를 선언한 강용석의 마지막 방송에는 이에 대한 언급도, 하차인사도 없었다. 하차 의사를 밝히기 전 진행된 JTBC ‘썰전’의 27일 방송에서 강용석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사법고시 폐지논란과 2015 세법개정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사법고시 폐지논란에 대해 강용석과 이철희 소장은 로스쿨의 입학과 취업 과정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경제 환경이 어려운 사람은 로스쿨에 접근하지도 못한다는 강용석의 의견에 이철희 소장이 반박하며 변함없는 대립구도를 펼쳤다. 과거 로스쿨이 신분을 대물림하기 위한 제도라는 생각으로 비판적인 의견을 가졌던 이철희 소장은 여러 토론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로스쿨 출신과 사범연수원 출신의 배경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히며 최근 사법시험도 이미 사회적․경제적 여건상 가난한 사람이 합격하는 것은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강용석은 가난한 사람은 로스쿨에 아예 갈 수도 없다고 말했고, 이철희 소장은 로스쿨 제도가 오히려 보다 다양한 계층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며 신입생 중 7%를 취약계층에서 뽑아야 하기 때문에 개천에서 용 나올 확률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진 2015 세법개정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강용석은 평소 ‘썰전’에서의 역할대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정치 이슈를 시청자들이 알기 쉽게 풀어냈다. 그는 펀드 상품의 세금 산정 방식 개정에 관해 1년 단위로 세금을 정산하던 현재의 방식에서 1년 단위가 넘는 펀드의 경우, 해지 시 세금 계산을 하겠다는 방식으로 바뀐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철희 소장은 소유한 주택의 가치에 따라 달라지는 건강보험료의 경우에도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상황에 따라 건강보험료를 많이 낸 것을 돌려주는 것이 아닌데 왜 펀드 상품에만 혜택을 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강용석은 양도소득세의 예를 들며 양도 과정에서 수익이 발생할 경우 세금을 내야 하지만 이후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서 환급해주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며 결국 펀드 상품의 세금 산정 방식 개정은 “결국 펀드를 많이 하라는 소리”라면서 소비를 진작시키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썰전’에서 강용석은 여당에 우호적인 의견을 내는 역할이었고, 여당에 비판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이철희 소장과 날선 대립으로 프로그램에 재미를 더했다. 이런 그의 빈자리가 ‘썰전’ 입장에서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이철희 소장과 팽팽하게 맞설 수 있는 정치 내공은 물론, 어려운 정치적․사회적 이슈를 시청자들이 알기 쉽게 풀어낼 수 있는 적임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터.
‘썰전’의 김은정 PD는 “후임이 바로 투입될지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해 본 후 프로그램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섭외할지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전하며 프로그램 재정비에 들어갔다. 진보진영의 이철희 소장과 보수진영의 강용석, 그런 두 사람의 사이를 조율하는 김구라. 이 세 사람의 호흡을 통해 새로운 스타일의 시사 비평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모았던 ‘썰전’이 강용석 하차를 계기로 어떤 변화를 꾀하게 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한편 ‘썰전’은 성역과 금기 없는 다양한 시선을 가진 각계각층 입담가들의 하이퀄리티 뉴스 털기 프로그램으로 신개념 이슈 리뷰 토크쇼.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방송. / nim0821@osen.co.kr
‘썰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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