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배우'다. 7%를 훨씬 웃도는 시청률과 그보다 배는 더한 관심이 쏠렸던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이하 '오나귀')을 지금 막 끝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상영된 영화 '건축학개론' 속 납뜩이 역할로 대중의 머릿 속에 또렷이 각인됐던 조정석은 이후 탄력을 받아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급으로 맹활약했다. 이는 2004년 '호두까기인형'으로 시작해 연극·뮤지컬계에서 오랜 무명 시절을 버티며 보냈던 그의 노력이 일궈낸 보상이었다.
그 때문일까. 몇달간의 힘겨웠던 촬영을 끝내고 아직 피로도 채 회복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조정석은 인터뷰 내내 드라마 속에서 목격했던 현웃(현실 웃음)을 수시로 터뜨렸고, '광대 승천'을 반복해 보여줘 남자까지 설레게 했다. "기쁘다, 행복하다, 즐겁다. 진짜 어떤 단어들로도 다 표현이 안 된다"는 그의 심경 고백이 진심이라는 게 확 와닿는 그런 순간이었다.
"솔직히 정말 정말 행복해요.보는 사람들마다 '잘봤다', '축하한다'고 얘기를 건네주니 여운이 더 길어지는 것 같아요. 교복입은 중학생부터, 지긋한 연령대의 어르신들까지 그러니깐, '오나귀'의 대단함이 새삼 느껴졌어요. 오랜 친구들, 가족들도 주변 사람들에게 선뜻 나서서 자랑했는데, 이제는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무서울 정도래요. 정말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영화 '건축학개론' 이후에도 드라마 '더킹투하츠', '최고다 이순신', 영화 '관상', '역린',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등을 거쳐왔지만 여전히 많은 대중들은 그를 '납뜩이'로 기억했던 터. 그런데 이번에 그가 맡았던 '강선우 셰프'는 이를 충분히 압도할 기세다.
"뭘해도 '납뜩이 같다'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물론 '그렇게 안 보인다'는 분들도 있죠. 보시는 분들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 같아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저를 이 자리까지 올려준 건 '납뜩이'고, 그 부분에 대한 고마움은 늘 갖고 있다는 거예요. '납뜩이를 벗어나야지'하는 마음은 추호도 없어요.(웃음) 요즘 그런 건 있어요. 예전에는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납뜩이'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강솁'이라고 불러요."
그의 설명은 하나도 과장된 게 없다. '오나귀'는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조정석이 연기했던 강선우 셰프는 뭇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세차게 뒤흔들었다. 그는 수많은 여성들의 '남친 이상형' 좌석을 단단하게 차지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거미와)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인데,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니 기분이 좋네요. 그건 아마 강선우라는 인물이 썬 레스토랑에 가면 꼭 있을 것 같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옷을 입는 것도 화려하거나 돋보이는 게 아니고, 명품을 입는 것도 아니라 그냥 평범해서요. 게다가 여자친구에게 '츤데레(겉으로는 퉁명스럽게 굴지만 속으로는 애정을 품고 있다는 뜻의 일본식 신조어)' 스타일로 배려하는 모습도 현실과 가깝잖아요."
그렇다면 가수 거미와 공개 열애 중인 조정석의 연애 스타일은, 강선우 셰프와 유사할까.
"츤데레 정도는 아니에요. 배려하고 생각해주는 멘트를 살갑게 해주진 못하지만, 퉁명스럽게 하지도 않아요. (실제 그 차이점을 '밥 먹었어?'로 몸소 보여주더니) 이렇게 그냥 담백하게 하죠. 손발이 오그라드는 멘트는 잘 못해요. 그래도 배려심은 남다르죠.(웃음)"
연기를 너무 잘해서, 극중 호흡한 박보영과 실제 연인과 같은 모습을 내비친 탓에 시청자 대부분은 한껏 부러움을 쏟아냈다. 남성 시청자들은 조정석을 내심 부러워했고, 여성들은 그저 박보영이 부러울 따름이었다. 특히 '방송을 본 거미가 독을 품었다'는 한 네티즌의 반응은 그야말로 세찬 '현웃'을 자아냈다.
"기분 좋았어요. 그거 칭찬이잖아요. 얼마나 진짜 같았으면 그런 말을 했겠어요. 연기를 잘했다는 칭찬이니 기분이 좋을 수 밖에요.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거미는) 질투가 없었고, '오나귀' 애청자 중에 한 명이었다는 거에요. 오히려 '재밌다'고 너무 좋아했어요. 독은 안 품었어요.(웃음)" / gato@osen.co.kr
문화창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