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아빠를부탁해', 물갈이로 시청률 오를거란 오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8.28 13: 20

SBS 예능 '아빠를 부탁해'의 제작진이 새 부녀(父女)들을 영입하는 출연자 물갈이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 시청률 반전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번 물갈이는 시청률 부진에서 벗어나겠다는 점에서 여타 방송사 프로그램이 고수해오던 방식과 같지만 그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동 시간대 방송되는 KBS 2TV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MBC 예능 '복면가왕'이 시청자들에게 우선 순위로 여겨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빠를 부탁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닐슨코리아의 집계를 보면 지난 23일 방송에서 '복면가왕'이 13.8%,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13.6%로 각축을 벌였는데 '아빠를 부탁해'는 두 개의 프로그램의 기록에 반도 못 미치는 4.9%를 기록하며 관심 밖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사람을 바꾼다고 해서 판을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월 설 파일럿 편성 당시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시청률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반짝 인기를 끈 게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아빠를 부탁해'의 초반 기획의도는 두 말할 나위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표현이 서툰 한국 아빠들이 딸과 함께 데이트를 하고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한층 가까워지는 모습이 감동을 주는 그림을 만들기 충분했다. 지금까지 이경규, 조재현, 강석우, 조민기 부녀가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살리기 위해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여줬다는 점에선 박수를 보낼 일이다.
하지만 그들의 자녀들이 연예인을 꿈꾸거나 새롭게 합류한 이덕화의 딸은 이미 배우로 활동하고 있기에 한탕주의에 빠져 관심을 받기 위해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 없다.
제작진이 물갈이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새로운 평가를 기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반전 매력을 보여주거나 다이어트를 한 모습 등으로 검색어 1위 차지를 위해 끊임없이 되풀이해왔던 악순환을 답습한다면 혁신이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식상함을 느낀 시청자들은 지금처럼 '복면가왕'이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채널을 고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출연자 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제작진에 걱정이 앞선다.
'아빠를 부탁해'의 제작진은 28일 오전 솔직한 부녀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공감을 샀던 강석우 강다은, 조민기 조윤경 부녀가  30일 방송을 끝으로 '아빠를 부탁해'를 떠난다면서 내달 6일 방송부터 배우 이덕화 이지현, 골프선수 박세리와 그의 아버지 박준철 씨가 출연한다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PD가 "두 부녀의 합류로 우리 프로그램이 아빠와 딸의 관계를 들여다보는데 있어서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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