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4' 종영②] 블랙넛, 논란이 빚어낸 랩스타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5.08.29 06: 59

블랙넛은 이번 Mnet '쇼미더머니4'의 최대 수혜자다. 1회부터 송민호와 맞붙어 탈락하는 9회의 세미파이널까지, 매 등장마다 다채로운 화제거리를 몰고 다니던 '쇼미더머니4'의 최대 이슈 메이커로 인지도 하나는 제대로 올렸기 때문.
이젠 기억이 가물할 정도로 멀어졌지만, 블랙넛은 예선 경연장에서 모두의 앞에서 바지를 벗고 속옷을 노출시켰던 파격 행동을 서슴지 않던 래퍼다. 모자이크가 입혀졌지만, 이 장면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블랙넛이라는 이름을 강렬하게 각인시키는데 일조했다.
랩가사는 또 어떤가. 그가 내뱉은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는 '쇼미더머니4'를 통틀어 가장 중독성 강한 펀치라인으로 남았고, 블랙넛 자신을 포함해 많은 참가 래퍼들이 이를 다양한 버전으로 응용해 사골처럼 우려먹었다. '쇼미더머니4'를 몰라도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라는 유행어만 아는 이도 있을 거란 우스갯소리도 돌았다.

자신의 외모 비하도 마다않는 그의 괴짜같은 플레이는 프로듀서와 시청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래도 꽤 괜찮은 랩과 가사로 인해 모두는 고개를 끄덕였고, 결국 그는 생존해 세미파이널 무대까지 올라섰다.
그 과정에는 다양한 이슈들이 쏟아졌지만, 확실한 것은 대체적으로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이슈들이 그의 주변을 강력하게 휘감았다는 사실이다. 팀 배틀 과정에서 송민호에게 '개 퍼포먼스'를 했던 모습이나, 죽부인과 바닥을 뒹구는 모습 등은 분명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다. 그가 인지도를 올리자, 과거 그의 입을 통해 나왔던 수위 높은 랩가사들이 공개돼 또 한 차례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런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이를 무대 위에서 랩가사로 반박하며 정면돌파를 꾀하는 모습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세상에 욕만 했던/나의 어제가 부끄럽긴 해도/내가 뱉은 말에 난 떳떳해/난 송민호랑 달라/오줌 살 때 빼곤/고개 안 숙여 절대'는 게 바로 그때의 가사였다.
돌아보면 '쇼미더머니4'에서 랩스타가 탄생하는 과정은 늘 이와 궤를 크게 달리하지 않았다. '쇼미더머니4' 6회(7월 31일 방송)에서 버벌진트&산이 팀이 한해와 블랙넛의 합격과 탈락을 번복했을 때, 한해는 아무런 잘못도 없이 프로듀서와 같은 소속사이라는 이유 만으로 받지 않아도 될 눈총을 받았다. 오히려 그가 쿨하게 인정하고 떠나는 모습에, 대중은 박수를 보냈다.
서출구는 또 어땠나. '쇼미더머니' 역사상 가장 큰 논란을 불러모은 싸이퍼 미션이 탄생시킨 이가 바로 '인성갑 래퍼' 서출구이었다. 자발적인 탈락을 택하며 아름다운 퇴장을 한 그는 "하기 싫어서 안 한 것"이라며 덤덤한 심경으로 더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시스템에서 정해준 룰 때문에 동생 앞에서 마이크 뺏어서 랩 하기도 싫었고. 어쨌든 한해님 말대로 시스템 안에 스스로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룰을 따르지 않겠다고 정했을 때 후회 없이 제가 스스로 떠난 것 뿐이다"는 설명은 그의 인기를 더 끌어올렸다.
본선 1라운드 무대에서 가사를 절어서 불기둥 속으로 탈락한 피타입 역시, 짧은 시간이었지만 존재감은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누가 누구를 심사하느냐'는 원초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던 그는 오히려 탈락후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쇼미더머니' 안에서 저격질을 하고 싶었다"는 발언으로 더 큰 화제를 모았다.
송민호도 마찬가지다. 'YG'라는 거대 시스템 안에서 위너라는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한 그를 향한 세상의 편견을 깨부수고자 맞서며 이슈와 논란의 중심에 섰고, 결국 그 시선을 실력으로 넘어서며 한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쇼미더머니4'는 흡사 정글과도 같은 프로그램이다. 그 안에서 래퍼들은 서로를 격하게 물어뜯으며 최후 1인의 생존자를 가려낸다. 어찌됐건 한정된 시간 안에 자신을 부각시키고, 그렇게 모여진 관심 안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이기 위해서, 어쩌면 '논란' 만큼 좋은 게 없지 않았을까. / gat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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