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분명히 2등인데 더 큰 주목을 받고 더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음원 차트에서는 누가 뭐래도 1등이다. 엠넷 '쇼미더머니4'에서 베이식에 밀려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송민호의 이야기다.
송민호는 28일 오후 11시에 생방송으로 진행된 결승전에서 1라운드 첫 번째 순서로 무대에 섰다. 이는 오후 9시부터 진행된 온라인 사전투표 결과 우위를 점한 송민호의 선택.
각 팀의 프로듀서와 함께하는 미션이었고 송민호는 '절친'이자 팀을 이끄는 지코와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오키도키'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그 결과 2라운드 솔로 무대 순서 결정권도 송민호의 차지였다.
이번에는 후공을 선택했다. 베이식의 무대에 이어 송민호는 '쇼미더머니4'를 함께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은 '빅텀(Victim)+위하여'를 연달아 불렀다. 송민호의 진심이 묻어나는 랩에 현장 관객들은 열띤 환호로 화답했다.
하지만 최종 우승은 베이식에게 돌아갔다. 1560만 원을 획득한 송민호는 3018만 원을 얻은 베이식에 지고 말았다. 프로그램 내내 따라다닌 '어짜피 우승은 송민호'라는 공식이 깨진 순간이다.
그럼에도 송민호는 웃을 수 있다. 방송 직후 풀린 음원이 차트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 29일 오전 10시 기준, 송민호와 지코가 입을 맞춘 '오키도키'는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올라 있다. 베이식의 '아임 더 맨'에 비하면 압도적인 기세다.
이 곡 외에 '빅텀(Victim)+위하여' 역시 선전하고 있다. 차트 성적은 물론 이 곡에서 피처링을 맡은 비프리까지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상황. 음원 순위와 화제성에서는 베이식을 보란듯이 이긴 송민호다.
더욱 눈길을 끄는 건 앞서 냈던 곡들의 성적이다. 음원 차트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MBC '무한도전 가요제' 발표곡들을 제외하면 남는 건 송민호 이름 뿐이다. '겁', '오키도키', '거북선'은 오래도록 음악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졌지만 이긴 모양새다. '쇼미더머니4'에서 아이돌 그룹 래퍼, 대형 소속사의 그늘을 지운 송민호는 실력 있는 진정한 뮤지션으로 거듭났다. 2등이지만 슬프지 않은 이유다. /comet568@osen.co.kr
'쇼미더머니4'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