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두 편의 천만영화가 동시에 상영되고 있다. 한국 영화 관객들에게는 진기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류승완 감독의 코믹액션물 '베테랑'이 개봉 25일만인 지난 29일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역대 천만 영화 최초로 형사가 주인공인 '형사물' 장르가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점이 '베테랑'의 차별점이다.
더불어 '베테랑'이 현재 상영 중인 최동훈 감독의 시대극 '암살'과 동시기 쌍천만 흥행을 보이고 있는 것도 현 극장가의 큰 관전 포인트다. '암살'은 28일까지 1191만 4,698명(영진위)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일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3년 12월 개봉한 '실미도'와 2004년 2월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가 나란히 상영되며 천만 클럽에 가입한 바 있다. '암살'과 '베테랑'이 약 11년 뒤인 2015년 여름 극장가에서 이 같은 풍경을 재현했다.
'베테랑'은 개봉 3일째 100만, 4일째 200만, 6일째 300만, 9일째 400만, 10일째 500만, 12일째 600만, 14일째 700만, 18일째 800만, 19일째 900만 관객을 돌파, 25일만에 1000만을 달성했다. 한국영화로는 13번째의 기록이다. 더불어 지난 7월 22일 개봉해 8월 15일 천만 관객을 돌파한 '암살'의 천만 돌파 이후 불과 14일만에 이 같은 영광을 안았다.
'암살'의 배우 전지현과 이정재는 영화 '도둑들'(2012)과 '암살'로 두 번째 천만 관객 돌파를 이뤘다. 황정민 또한 이번 '베테랑'으로 '국제시장'(2014)에 이어 두 번째 1000만 관객을 동원하게 됐다.
그런가하면 두 영화에 모두 출연한 오달수는 지난 2012년 '도둑들'부터 '7번방의 선물', '변호인', '국제시장'과 '암살'을 거쳐 '베테랑'까지 천만을 달성해 무려 생애 7번째 천만영화를 보유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암살'과 '베테랑'의 '쌍천만'이 또 의미있는 것은 두 영화가 상반기 한국영화의 약세를 보기 좋게 뒤집었다는 점이다. '암살'의 제작자인 안수현 대표는 "개봉하기 전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고사 현장에서 '베테랑' 류승완 감독을 만났다. 상반기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들에 밀려 성과를 내지 못하던 시기였다. 류 감독님과 '꼭 하반기에는 한국 영화 저력을 보여주자'며 서로를 응원했었다"라고 전하며 두 영화의 흥행 성공에 기쁨을 드러냈다. 적어도 하향세였던 한국영화가 탄력을 받은 것은 분명해보인다. / nyc@osen.co.kr
각 영화 포스터(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