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천만특집①] '암살·베테랑' 쌍천만..대기록 가능했던 이유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08.31 06: 57

영화 '암살'과 '베테랑'이 동시기 쌍천만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올 상반기 할리우드 영화에 주춤했던 충무로는 이로써 동시기 쌍천만이라는 경사를 맞게 됐다.
지난 15일, '암살'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16번째 천만 클럽에 가입한데 이어 '베테랑'이 지난 29일 천만 관객을 돌파, 17번째 천만클럽 가입을 알렸다. 동시기 쌍천만은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11년 만이다.
이와 같은 대기록이 있을 수 있었던 건 '명량' 이후 덩치가 커진 여름 극장가, 그리고 각기 다른 장르로 대중의 공감을 샀다는 점 등으로 풀이되고 있다.

#1. 1700만 '명량', 파이를 키웠다
 
 
지난해 여름 극장가는 단연 '명량'이 휩쓸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다룬 '명량'은 1700만 명 동원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며 국내 박스오피스의 흥행사를 새롭게 썼다. 아직 1년 밖에 지나진 않았지만 '명량'의 기록을 깰 만한 영화는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찌됐건 '명량'이 1700만 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여름 극장가의 파이를 키웠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해마다 늘어나던 여름 극장가의 파이를 '명량'이 확 높였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명량'과 함께 개봉했던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800만 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면서 올 여름 극장가 파이를 약 2천만 명 이상으로 예측했던 관계자들이 많았다. 이 계산대로라면 '암살'과 '베테랑'의 쌍천만 동원이 쉽게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이에 한 영화 관계자는 "지난해 '명량'이 1700만 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면서 여름 극장가의 파이를 키운 것이 주효했다"라며 "원래 여름 극장가의 파이 자체가 해마다 확장되고 있긴 하지만 '명량'의 흥행이 이에 불을 지핀 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지난해 여름 시장을 바탕으로 계산해봤을때 올 여름 가능한 관객들은 2천만 명 정도였다. 두 영화가 윈-윈하며 동시에 흥행을 한다면 쌍천만도 가능할 거란 예측도 있었다"라고 귀띔했다.
#2. 친일파-안하무인 재벌, 국민들이 분노했다
 
 
여름 시장의 파이가 아무리 커졌다고 해도 두 영화 중 어느 한 편이 관객을 독식할 수도 있는 것. '암살'과 '베테랑'의 동시기 쌍천만 돌파가 가능했던 건 두 영화 모두 국민들의 공감과 공분을 샀기 때문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먼저 개봉한 '암살'은 친일파 이슈로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하게끔 만들었다.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 암살작전을 둘러싼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들을 쫓는 청부살인업자까지 이들의 엇갈린 선택과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작품.
마침 광복 70주년을 맞아 개봉한 '암살'은 친일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 그리고 그런 친일파 암살 작전에 나선 독립군들의 모습 등을 통해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무리없이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암살'이 과거에 대한 공감이었다면 '베테랑'은 현재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안하무인 유아독존 재벌 3세를 쫓는 광역수사대의 이야기를 다룬 '베테랑'은 현재 흔히 접할 수 있는 재벌과 관련된 이슈로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게다가 너무나 다른 시대적 배경과 색깔을 띄고 있었기에 '암살'과 '베테랑'은 윈-윈 효과까지 누릴 수 있었다. 덕분에 두 편 중 한 편만을 고르기 보다는 두 영화를 모두 관람해야겠다는 관객들의 생각이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이에 영화 관계자는 "'암살'은 친일파 이슈를 다루며 전국민적으로 공분할 수 있는 소재였다면 '베테랑'은 지금 이 시대에 공감하거나 공분할 수 있는 이슈를 다루고 있다"라며 "두 영화가 시대 배경이나 장르적으로 다른 색깔을 확연히 띄고 있었다는게 두 편 중에 한 편만 고르기 보다는 다 관람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는데 도움을 준 것 같다. 둘 다 여름에 볼만하다는 인식이 되면서 천만 영화 두 편이 나올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라고 밝혔다. / trio88@osen.co.kr
'암살', '베테랑'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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