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척도 다시 한 번 해야 될 것 같다. 네가 가라 하와이가 11대 가왕으로 선정, 2연승에 성공했다. 시청자들 뿐 아니라 연예인 판정단들도 이미 그의 정체를 대강 눈치 채고 있는 상황. 마치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를 끝에 가서는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던 것처럼 네가 가라 하와이의 무대를 보면 볼수록 그의 정체도 조금씩 자연스럽게 더 파악이 되고 있다.
네가 가라 하와이는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에서 전설의 기타맨 엑소 첸을 제치고 2연승에 성공했다. 방어전에서 택한 정경화의 ‘나에게로의 초대’가 신의 한 수였다. 관중을 비롯해 그의 노래를 듣는 이들은 모두 힘이 넘치면서도 대화를 하듯 섬세하게 표현되는 가사들에 감탄했고, 결국 그의 손을 들어줬다.
많은 후보들 중 네가 가라 하와이로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는 인물은 뮤지컬 배우 홍지민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노래를 부르는 습관이나 체형 등의 증거를 내놓으며 그와 홍지민이 한인물임을 확실시 하고 있다.
그 때문일까? 판정단들도 이미 네가 가라 하와이를 홍지민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김형석은 방송에서 “놀라운 건 지금까지 가왕은 본업이 가수였다. 가수 외엔 본업이 없는 분이었는데 연기라던가 코미디라던가 다양한 재능이 있는 분이 가왕이라는 게 놀랍다”고 했다. 이는 홍지민이 본업이 가수가 아닌 연기자, 뮤지컬 배우임을 의식한 말이다.
또 김형석은 “관객들에게 한사람, 한사람 대화를 하듯 노래를 하는 모습을 봤다. 되게 좋은 엄마일 거 같다. 관객을 느낌이 되게 섬세하고, 잘 끌어가는 느낌이라 보기 좋았다”고도 했는데, 이 역시 지난 4월 첫 출산을 한 홍지민을 의식한 말이 분명했다.
‘복면가왕’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의 정체는 꽤 중요한 요소다. 외모를 비롯해 다른 것에서 오는 편견을 최대한 배제하고, 노래로만 평가를 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의 정체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계속해 자극하며 다음 회를 또 보고 싶게 만든다. 다행인 것은 복면을 벗을 때까지는 어떤 것도 확실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점.
시청자들에게 남은 것은 알고도 모른 척, 모르면서도 아는 척 마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듯 새로운 가왕이 등장할 때까지 추측을 하며 즐기는 일 뿐이다. 알쏭달쏭한 이 줄다리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앞으로의 상황들이 또 어떻게 펼쳐질지, 네가 가라 하와이는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아성에 다가갈 수 있을지 기대감을 모은다.
한편 '복면가왕'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오로지 목소리 하나로만 노래 대결을 펼치는 경연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11대 가왕전이 펼쳐졌다. /eujenej@osen.co.kr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