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강한 '쌍둥이 아빠' 이휘재까지 지치게 만드는 프로그램? 종합편성채널 JTBC가 어린이들의 솔직한 시각과 '돌직구'를 어른들의 세상을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프로그램 '내 나이가 어때서'를 론칭했다. 녹화 두 번 만에 핼쑥해진 김준현과 쌍둥이 육아로 단련됐음에도 첫 회식에서 "필름이 끊길"정도의 고된 시간을 보낸 이휘재, 똑 소리나는 박지윤의 만남이다.
종합편성채널 JTBC 키즈쇼 '내 나이가 어때서'는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프로그램 기획 의도와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어린이의 솔직한 눈을 통해 보는 어른들의 세상'에 집중했다.
이날 김미연 PD는 이휘재와 박지윤, 김준현을 MC로 섭외한 것에 대해서 "이휘재 씨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MC다. 쌍둥이 아빠로 재탄생했는데 진행 실력과 아이를 다루는 능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박지윤 씨는 '크라임씬'에서 보여준 또 다른 얼굴과 '썰전'의 재치 있는 진행력을 눈여겨봤다. 아이들의 언어를 해석하는데 뛰어나다"라며 "김준현 씨는 아이들에게 요즘 최고의 인기다. 아이들을 다독여 줄 수 있는 MC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사실 아이들을 주제로 만든 이른바 키즈 예능은 이미 한 차례 인기를 끌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와 SBS '붕어빵' 등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최근에는 SBS '오 마이 베이비',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육아 예능으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김 PD는 이미 한 차례 유행을 탄 키즈 예능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 "사실 조연출이었을 때 키즈 예능을 했는데 아이들이 주로 연예인들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거나, 부모님 손에 이끌려 나와서 이야기를 했었다. 그때는 지금과는 차원이 달라진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이들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세상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이들과 이야기해본 결과 충분히 생각하고 있는데, 어휘력이 부족해 전달을 못했을 뿐이었다"라며 "우리 프로그램의 돌직구 위원단은 자신들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다. 키즈 예능에 다른 포맷의 붐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밤에 편성한 이유는 어른들이 더 많이 봐야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
김 PD는 "아이들이 나오긴 하지만 어른들이 봐야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지르는 잘못된 행동들에 일침을 가하는 프로그램이다. 잊고 있던 것을 아이들이 알려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래서 어른들이 더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라고 밝혔다.
토론 프로그램인 만큼 어린 아이들의 재롱보다는 이들의 생각의 깊이에 집중했다. 지난 4월부터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6월부터 '돌직구 위원'을 구성하기 위한 아이들 오디션을 진행했다.
김미연 PD는 "오자마자 마술쇼나 장기를 보여주는 아이들이 많았는데, 솔직하게 말했다. 이들이 어느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책을 얼마나 읽었으며, 우리 문화나 사회에 대해 어느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라며 "이야기를 하면서 1시간 정도 진행된 오디션이었다. 애어른 같은 아이들이었다. 어른스럽고, 사회 문화에 대해서 아이들 같지 않은 지식을 가진 아이들이었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이휘재는 '돌직구 위원' 중 개그맨 남희석의 딸인 남하령 양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요즘 들어 정말 느끼는 건데, 피는 못 속이는구나를 느끼고 있다. 정말 깜짝 놀랄 정도다. 남하령 양은 작가들이 몇 십번 대본을 짜도 다 애드리브로 한다. 남희석 씨와 똑같다.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피는 무섭구나. 유전이 있구나'라고 느끼는 거다"라고 밝히면서 '돌직구 위원'들의 활약을 예고했다. 또 이휘재와 MC들은 시청률 5% 달성 공약으로 '오겹살 회식'을 내세우기도 했다.
김준현은 토론의 수준에 놀란 모습이었다. 그는 "그 어떤 토론보다도 재밌다. 시원시원하게 날린다. 수준도 높다. 정보나 지식수준도 높고, 자기만의 논리가 있고 정확한 중심점이 있다. 회를 거듭하다 보면 국가의 안보, 발전 등에 대해서도 토론이 가능한 수준이다"라며 "감동도 있고, 물론 아이들의 순수함과 언제 어떻게 튀어나갈지 모르는 매력도 있다"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내 나이가 어때서'는 7~9세의 개성만점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세상에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리는 어린이 토론 프로그램이다. 매회 게스트가 고민을 털어놓으면, 아이들은 토론을 통해 순수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해결 방안을 찾는다. '붕어빵'과 유사한 그림이지만 부모와 함께 출연하지 않고, 더 솔직하고 꾸밈없는 아이들의 토론을 보는 것에 집중했다.
아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깜직한 독설과 쌍둥이 아빠 이휘재도 지치게 만든 기막힌 토론 배틀. '내 나이가 어때서'가 다시 키즈 예능의 붐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내달 1일 오후 9시 40분 첫 방송. /seon@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