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은 영애씨14’의 장점은 웃음 속에 우리 삶의 애환을 잘 녹여낸다는 점일 것이다. 영애씨의 삶을 보고 있자면 참 ‘웃프다’. 그리고 위로가 된다. 드라마 속 누군가의 삶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공감. 그래서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하는 위로. 8월 31일 방송도 그랬다.
tvN 월화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14’는 노처녀 영애씨(김현숙)를 통해 직장인들의 애환을 그려내고 있다. 지난 달 31일 방송에서는 믿고 있던 라미란(라미란)이 배신을 하는 이야기가 담겼다. 미란은 영애와 회사를 차리고 나서 돈에 많이 쪼달린다. 공과금은 밀리고, 아이들은 학원비를 못내 학원에서 쫓겨난 상황이다.
하지만 영애는 미란이 따온 일을 아직 마무리하지 못해 돈을 받지 못하고, 직원들 월급도 주지 못한다. 일을 맡긴 업체가 계속해서 수정을 요구했던 것. 미란은 고객들 요구에 맞춰주느라 돈을 받지 못하는 영애가 답답하고, 두 사람은 이 일로 갈등을 빚는다. 그 사이 낙원사 조사장(조덕제)이 미란에게 접근해 인센티브와 승진을 제시하며 스카웃을 제의했다. 결국 미란은 자신이 따온 일을 가지고 낙원사로 출근한다.
그런 줄도 모르고, 영애는 미란과 다툰 일이 미안해 미란의 집을 찾아갔다. 미란이 없는 사이 영애는 미란의 집을 청소하고, 아이들의 밥을 챙겼다. 미란은 집으로 돌아와 영애가 남긴 쪽지를 보고 눈물을 흘리지만, 영애에게 “미안하다. 성공하라”는 문자만 보내고 일을 돌이키지는 않았다. 영애는 소주를 마시며 눈물을 펑펑 흘렸다.
낙원사를 나와 홀로 고군분투하며 잘 살아보려는 영애. 그런 영애에게 세상은 참 가혹하다. 믿고 있던 미란마저 자신의 뒷통수를 치고, 이제 좀 일어나보려는 영애를 다시 주저앉힌다.
이날 영애는 우연히 만난 산호(김산호)에게 “모든 게 너 때문이다”고 술주정을 했다. 영애의 억지가 억지로만 들리지 않았고, 시청자들은 그 순간 영애에게 공감과 연민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언제나처럼 다시 벌떡 일어설 영애씨를 기대해본다. / bonbon@osen.co.kr
‘막돼먹은 영애씨14’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