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하세요’, 콜센터 직원 고충 감싸 안았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9.01 07: 02

하루 종일 사무실에 답답한 사무실에 앉아 수백 통의 요구와 요청에 씨름해야 하는 이들. ‘안녕하세요’가 콜센터 종사자들을 위해 5년 만에 확 트인 야외에서의 촬영을 시도, 공감 가득한 방송을 만들었다. 
지난 3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전국 각지 다양한 콜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출연, 다양한 사연으로 웃음과 감동을 줬다.
  

첫 번 째 사연은 과한 직업의식(?)으로 고객들의 ‘맛집’ 질문까지 해결해준다는 114 상담사 동료의 사연이었다. 고객들의 ‘맛집’ 문의를 해결해주기 위해 직접 ‘맛집’에 찾아가 맛과 서비스를 확인해보고 설명을 해준다는 것. 이 상담사의 동료는 계속해서 ‘맛집’에 가자고 하는 그로인해 살이 쪄서 고민이었고, “뚱뚱해져서 자신감이 결여되고 상처도 많이 받는다”, “결혼을 해야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 상담사는 “(단순히 맛집이 좋아 가는 게) 절대 아니다. 114 안내 일 외에 맛집 정보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다. 진정성있고, 정확하고 바른 안내를 하기 위해 저의 동료와 함께 직업 정신 불살라 ‘맛집’투어를 한다”고 해명을 해 웃음을 줬다.
이번 사연에서 주목할 점은 114 상담사에게는 엉뚱하고, 다소 의미 없어 보이는 ‘맛집’에 대한 질문을 성심성의껏 해결해주려 하는 사연 주인공의 긍정적인 태도다. 분명 “투철한 직업 정신 때문”이라고는 했지만 두 사람은 분명 ‘맛집’ 투어를 즐기는 듯 보였고, 이를 통해 수년을 이어 온 유쾌한 우정이 돋보였다.
두 번째는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 하면서도 해맑은 미소로 넘기는 철부지 부하직원이 고민인 팀장의 사연이었다. 철부지 부하직원은 통신사 콜센터 상담원이라 하루에 여러 통의 전화를 처리해야함에도 불구, 고객들에게 오지랖을 부려 시간을 많이 사용하고 결국엔 낮은 실적을 받는 모습으로 상사들을 답답하게 했다.
  
이 철부지 부하직원이 자주 하는 말은 “저는 어리잖아요”, “먼저 가보겠습니다”, “팀장님이 처리해주세요” 등등이었다. 팀장은 매번 이 직원이 저지르는 사고로 퇴근을 늦게 했고, 그로 인해 신혼임에도 2세를 낳을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반전은 그룹장의 토로였다. 팀장의 상사인 그룹장은 “팀장도 문제가 많다”며 그 역시 실수를 많이 저질러 자신에게 피해를 준다며 그를 당황하게 했다. 그럼에도 웃으며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답답해하는 것 같지만, 그 속에 엿보이는 정으로 점철된 동료애였다. 막내 직원이 팀장에게 철부지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도, 팀장이 그룹장에게 잘못을 할 때마다 시조(?)를 읊을 수 있는 것도 결국엔 서로 친근한 관계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세 번째 사연은 콜센터 직원으로 일하는 엄마가 다른 사람에게는 친절하지만 가족들에게는 ‘불친절한 독재자’라는 초등학교 6학년 소녀의 이야기였다. 소녀는 엄마가 자신이 시험 전체 과목에서 단 하나를 틀려 2등을 했는데도 칭찬보다 혼을 냈고, 아이돌 가수인 자신의 꿈을 무시하고 고소득 전문직인 의사를 하라고 강요한다며 힘들어 했다. 실제로 엄마는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하는 성격이었는데, 같이 나온 시어머니가 며느리의 그런 면모를 폭로해 웃음을 줬다.
그러던 중 MC들은 엄마의 고충을 살폈고, 무개념 고객들로 인해 욕을 먹고, 성적인 농담의 대상이 되는 등 콜센터 직원들이 겪는 힘든 일들이 공개됐다. 딸은 엄마가 받는 스트레스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됐고, 엄마는 “우리 딸이 당당하게 인생을 살게 하기 위해서 하는 거다. 엄마는 우리 딸 정말 사랑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처럼 이날 방송은 콜센터 직원들의 사연으로만 이뤄져 있음에도 불구, 평소와 같은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했다. 비록 야외에서 뜨거운 햇볕에 땀을 흘리고 힘들어 하는 MC들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준 것도 사실이지만, 그 역시 배려에서 시작된 기획이라는 점에서 감동을 줬다. /eujenej@osen.co.kr
'안녕하세요'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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