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사도세자 이야기를 다룬 ‘사도’가 ‘베테랑’ ‘암살’을 잇는 가을 랜드마크 영화가 될지 관심이 고조된다. 주거니 받거니 여름을 점령한 두 쌍천만 영화에 이어 ‘사도’가 여세를 몰아 다시 한 번 천만 클럽에 노크하는 영화가 될지 업계 관심이다.
이 같은 예사롭지 않은 줌인의 근거는 바로 밑줄 그을 만한 선 굵은 배우와 감독 때문이다. ‘사도’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 개런티를 받는 송강호와 ‘베테랑’에서 진가를 드러내며 포텐이 터진 유아인이 애증의 부자지간으로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추석 영화 중 일찌감치 9월 17일 개봉을 확정한 ‘사도’는 최근 기술 시사와 일반인의 반응을 살피는 모니터 시사에서 잇단 호평을 받고 있다. ‘황산벌’ ‘즐거운 인생’ 등 팀플레이가 유난히 강조된 이준익 스타일답지 않게 ‘사도’는 철저하게 영조와 사도 두 인물에 집중해 몰입감이 한결 높아졌다는 평가다.
최근 ‘사도’를 본 한 후반작업 관계자는 31일 “왕의 남자나 라디오스타처럼 두 인물이 주고받는 긴장과 에너지가 상당히 강렬했다”면서 “짐작하듯 서로를 질투하고 흠모하고 증오한 부자의 슬픈 이야기에 많은 눈물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준익 영화 중 작정하고 울린다”고 했다.
만약 이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동원한다면 각종 흥미로운 기록이 잇따를 전망이다. ‘왕의 남자’에 이어 이준익 감독이 윤제균, 최동훈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쌍천만 감독이 되며, 송강호 역시 ‘변호인’ ‘괴물’에 이어 또다시 천만 월척을 낚게 된다. 유아인도 ‘베테랑’에 이어 최단기간 천만 재등극 배우가 되는 이례적인 타이틀을 거머쥔다.
올 추석 극장가는 쇼박스 ‘사도’와 CJ ‘탐정’, 롯데 ‘서부전선’의 대결에 외화 ‘메이즈러너’ ‘에베레스트’까지 가세한 5파전 양상이 전개된다. 짧은 추석 연휴를 놓고 각 배급사의 쟁쟁한 영화들이 뛰어든 만큼 천만 영화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
사도 이야기가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숱하게 소비됐던 아이템이긴 하지만 관객층이 넓고 흡입력이 높은 사극이란 점, 여기에 검증된 배우와 감독의 시너지를 감안한다면 꿈꾸지 못할 스코어도 아니라는 의견 역시 팽팽하게 맞선다.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이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왕이 된 송강호가 슈퍼 파워를 보여줄지 궁금하다./bskim01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