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이 송창의 제작 본부장을 영입한 후 공격적인 태세를 취했다. 그간 TV조선은 타 종편 방송사에 비해 예능에 상당히 취약했다. 하지만 송창의 제작 본부장은 적극적으로 새로운 예능프로그램들을 대거 제작하며 TV조선의 변화를 꾀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송창의 제작 본부장은 1일 오전 서울시 광화문 TV조선 사옥에서 열린 9월 신규프로그램 관련 간담회에서 “TV조선에서도 경영층에서도 의욕을 가지고 제작비를 투자하고 그동안 몇 년 동안 있어봤던 편성의 틀도 깨면서 제대로 해보자는 취지로 이번 편성을 단행했다”며 “아직 방송이 아직 안 나가서 결과를 모르겠지만 부족한 부분은 질책도 해주면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켜봐주고 용기를 달라”고 덧붙였다.
TV조선은 9월 ‘이경규의 진짜 카메라’, ‘인스턴트 재발견! 간편밥상’, ‘난생처음’, ‘영수증을 보여줘’, ‘글로벌 반상회-국제아파트’, ‘모란봉 클럽’ 등 신규프로그램 6편을 편성했다.
그도 그럴 것이 송창의 제작 본부장은 앞서 MBC, tvN에서 획기적인 프로그램들을 선보였다. 1977년 MBC 예능국 PD로 입사해 ‘뽀뽀뽀’를 비롯,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일요일 일요일 밤’ 등을 만들었고 ‘일요일 일요일 밤’에 ‘몰래 카메라’를 도입시킨 장본인이다. 이후 MBC ‘남자셋 여자셋’, ‘세친구’, ‘연인들’ 등의 시트콤을 선보였고 2006년 CJ E&M으로 옮겨 ‘막돼먹은 영애씨’, ‘롤러코스터’, ‘현장토크쇼 택시’, ‘21세기 가족’ 등의 프로그램을 내놨다. MBC와 tvN에서 기획한 프로그램 모두 화제성과 시청률 면에서 성공을 거뒀다.
그런 그가 TV조선으로 왔다. 사실 TV조선은 종편사 중에서도 보수 색채가 강한 방송사다. 프로그램들 중 대부분이 뉴스프로그램이라 TV조선은 보도채널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송창의 제작 본부장은 TV조선 이적 후 변화를 주고자 한다.
송창의 본부장은 “MBC, tvN에서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한 제작이 몸에 물들었다. 그런데 여기 와서 시도를 해보니 잘 안되더라. 종편이 그동안 쌓여왔던 색깔이 있다. 이걸 한 번에 개혁하려고 하면 안된다. 자칫하면 이도저도 아닌 게 돼버린다. 그래서 리스크가 있을 것 같아서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는 방법론에서 기존 시청자층을 안고 가면서 새로운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획기적으로 바꾸려고 하면 기존 시청자도 잃고 갑자기 새로운 시청자들이 들어오지도 않기 때문에 시청자 전략에도 좋은 방법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려는 전략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반상회 국제아파트’와 ‘모란봉클럽’은 JTBC ‘비정상회담’과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와 유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에 대해 송창의 본부장은 “프로그램이 ‘썸씽 뉴’를 찾는데 관점의 변화를 어떻게 두느냐다. 천지의 새로운 것을 하면 좋겠지만 현재 트렌드라든지 기반으로 해서 관점을 달리하려고 한다”며 “기시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방송을 보면 다르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창의 본부장은 급하게 변화를 이뤄내려고 할 생각이 아니다. 앞서 tvN 개국 경험이 있기 때문. “tvN 개국 때 배운 게 한방에 뭘 해보려고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걸 하는 것이 결국엔 안되더라. tvN도 자극적인 것으로 시청률이 오르긴 했지만 시청자들이 네거티브하게 접한다. 이후 ‘막돼먹은 영애씨’, ‘롤러코스터’ 같은 프로그램을 하니 시청률도 상승하는 걸 몸으로 체득했다. TV조선에서도 그런 경험들이 잘 작용한다면 잘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진정성은 언젠가 통할 거라고 생각한다. 실패하는 프로그램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 스텝 올라가도 차분히 가치를 잘 실현시키려고 한다. 진정성의 교감이 된다면 시청률이 올라간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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