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중 아나운서가 10년 만에 정든 SBS의 품을 떠난다. 같은 해에 입사해 앞서 프리를 선언한 바 있는 전현무와 오상진에 이은 행보다. 미워할 수 없는 깐족거림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남다른 끼를 발산한 바 있는 그는 이제 더 넓은 곳에서 활약하기 위해 2막을 준비 중이다.
지난 2005년 SBS 공채 13기로 입사한 그는 '자기야' '한밤의 TV연예' '긴급출동 SOS 24' '월드컵 중계' '올림픽 중계'와 라디오 '김지선, 김일중의 세상을 만나자' 등의 진행을 맡아 명실공이 SBS 간판 아나운서로 이름을 알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다수의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간판 아나운서라는 수식어까지 얻게된 그가 갑작스럽게 퇴사 의사를 전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는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방송에 대한 욕심이 생긴 게 우선 솔직한 내 심경이다. 좀 더 넓은 환경에서 다양한 방송에 도전해보고,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며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안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서 어렵사리 결정한 일이다"고 밝혔다. 방송에 대한 갈증으로 퇴사를 택했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심경.
김일중은 같은 해 각각 KBS와 MBC를 입사해 지금은 프리를 선언한 전현무와 오상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같은 해에 입사해서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전현무와 오상진을 보면서 적잖은 자극을 받았다. 늦었지만, 이들과 다시 경쟁을 펼쳐보고 싶다"고 전한 것. 지상파 3사 아나운서로 함께 데뷔해 MC로서, 배우로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동료들을 보며 남다른 감회가 들었을 터.
아나운서에서 프리랜서로 전향하는 방송인들은 이들뿐만이 아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인 아나운서의 자리를 버리고 위험부담이 있는 프리랜서의 길을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그 속에는 타인이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앞서 김일중이 말한 것과 같이 좀 더 넓은 곳에서의 다양한 경험이 가장 클 것이다.
지상파 아나운서는 자사 프로그램을 제외한 곳의 출연이 제한된다. 또한 출연 선택권을 가지고 있는 보통 연예인들과는 달리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지보다는 회사의 요구가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아나운서는 연예인이라기보다 사실상 방송국이라는 회사의 직원이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좀 더 다양한 방송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힌 김일중으로서는 퇴사라는 승부수가 불가피했을 것이다. 실제로 그는 늘 점잖고 진지할 것이라는 아나운서에 대한 편견을 깨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으로 남다른 끼를 선보인 바 있는 방송인 중 한 명이다. 한동안은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밝힌 그는 더 자유롭고, 홀가분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아나운서가 아닌 방송인으로서 인생 제 2막을 열며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jsy90110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