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엄마의 운명을 닮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소녀시대와 에프엑스(f(x))는 엄마와 딸이 아닌 자매 같은 그룹이지만,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각각 9년차, 7년차로 오랫동안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 멤버들이 성공적인 개별 활동을 걸어온 점, 주요 멤버가 탈퇴를 하는 부침 속에서도 똘똘 뭉쳐 새 앨범을 발표(했거나)한 점이 그렇다.
언니 그룹, 소녀시대는 올 여름 컴백해 걸그룹 대전에서 가장 큰 성과를 만들었다. 7월 선공개곡 ‘파티(Party)’로 음악방송 1위 행진을 하며 기선을 제압했던 이들은 지난달 18일 발표한 정규 5집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라이언 하트’로 또 한 번 각종 차트 1위를 휩쓸고 있는 중이다.
처음 ‘무한도전’ 가요제와 ‘쇼미더머니4’ 등의 공세로 주춤 하는가 했던 소녀시대는 퍼포먼스 퀸답게 음악방송 무대 후 차트 순위가 점점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지난 한 주 케이블과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6개의 1위 트로피를 거머쥔 이들은 음원차트에서 다시 상위권에 오르는 ‘역주행’에 성공했다. 현재 음원 차트에서는 ‘무한도전’과 ‘쇼미더머니4’ 음원을 제외하고는 소녀시대의 ‘라이언 하트’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녀시대의 성공적 활동이 돋보이는 이유는, 멤버 제시카의 ‘탈퇴’라는 폭풍을 한바탕 뚫고 이뤄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제시카는 지난달 공식적으로 팀에서 탈퇴를 선언하며 1년간 끌어온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에 따라 소녀시대는 본의 아니게 8인체제로 활동을 하게 됐지만, 오히려 ‘리즈 경신’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성공적인 컴백 활동을 이뤄냈다.
하반기 컴백을 앞두고 있는 에프엑스도 소녀시대처럼 멤버를 재정비하고 컴백을 준비 중이다. 1일 가요계에 따르면 에프엑스는 오는 11일부터 신곡 뮤직비디오 촬영을 시작한다. 장소 섭외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해외 활동에 매진하던 빅토리아가 이번 주 내로 귀국해 에프엑스의 컴백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
이들의 컴백은 여느 때보다 가요계의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음반이 막내 멤버 설리가 공식적으로 탈퇴한 후 처음으로 내는 앨범이기 때문이다. 설리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지난 7일 배우로 전향한다는 사실과 함께 향후 에프엑스 활동에서 빠질 계획임을 알린 바 있다. 그에 따라 에프엑스는 자연스럽게 4인조 걸그룹으로 재편성됐고, 4인조를 완전체로 컴백을 하게 됐다.
이런 에프엑스가 보여줄 하반기 활동에 대해 낙관적일 수 있는 것은 언니 그룹인 소녀시대의 성공적 컴백 덕분이다. 소녀시대는 탄탄한 기획과 퍼포먼스 등으로 멤버 한 명이 빠진 상황에서도 넘버원 걸그룹의 저력을 보여줬다. 이는 비슷한 행보를 걷는 에프엑스에게 청신호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배우로 활동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빅토리아, ‘복면가왕’에 출연해 타고난 가창력과 끼를 인정받으며 재평가된 루나, ‘진짜사나이’ 여군 특집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엠버, 여전히 10대와 20대의 패션 아이콘으로 사랑받고 있는 크리스탈 등 에프엑스 멤버들의 성공적인 개인활동은 예능과 솔로, 유닛, 연기 등의 활동으로 두각을 드러낸 소녀시대 멤버들의 행보와 꼭 닮았다. 과연 여동생 에프엑스는 언니들의 길을 잘 따라갈 수 있을까?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