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의 “‘여자를 울려’ 막장 아냐, 제자리 찾아가는 드라마” [인터뷰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9.02 07: 59

배우 송창의(36)는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에서 지고지순한 사랑을 연기했다. 정덕인(김정은 분)이라는 여자를 만난 후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끝까지 순정을 지키는 남자 강진우였다.
진우의 아들인 강윤서(한종영 분)가 덕인의 아들을 죽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공개된 후 진우와 덕인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허나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이 드라마는 진우와 덕인의 사랑을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40부작이라는 긴 호흡 탓에 여러 차례 어긋나는 과정이 반복됐고, 그 때마다 두 사람이 언제 행복한 일상을 찾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주말 연속극은 어떻게 이야기가 흘러갈지 모르겠더라고요. 처음부터 저와 정은 누나가 어떻게 이야기가 풀릴지 모르고 작품에 임했어요. 시청자들이 진우와 덕인의 사랑을 좋게 봐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드렸죠. 사실 초반에는 가벼운 이야기였지만 처음 시놉시스부터 윤서가 덕인의 아들을 죽게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나중에 무거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알고 있었어요. 우리 드라마는 간단한 멜로 드라마가 아니었죠. 아마 작가님이 무거운 이야기를 풀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많이 힘드셨을 거예요.”
‘여자를 울려’는 중반 이후 악녀 나은수(하희라 분)의 악행에 초점이 맞춰지며 진우와 덕인의 사랑을 고대하는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은수의 모략이 심해지면 질수록 두 사람은 고난에 빠졌다.
“‘여자를 울려’는 인물들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고 생각해요. 물론 막장 드라마라는 이야기도 들었죠. 하지만 우리 드라마는 막장 드라마가 아니었어요. 배우들은 이야기에 충실하게 연기를 했어요. 인물들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잘 담겼다고 생각해요.”
하청옥 작가는 진우와 덕인의 로맨스를 시적으로 담았다. 진우의 한 여자만 바라보는 사랑을 아름답게 그렸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최고의 멜로를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죠. 상징적인 사랑 같은 느낌이에요. 진우를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남자라면 저런 사랑도 해봐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진우는 선수예요.(웃음) 진우가 마지막회에서 덕인에게 기다리는 것도 사랑이라고 말을 하잖아요. 명대사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보통 자기중심적이고 이뤄내는 사랑을 하잖아요. 그런데 진우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문학적인 대사가 많았어요. 사랑에 대한 표현법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런 인물을 연기했다는 게 재밌었어요.”
송창의는 인터뷰 내내 하청옥 작가의 노고를 언급했다. 글을 쓰는 작가가 참 어려운 직업인 것 같다는 말과 함께.
“작가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요. 대사 자체가 문학적이잖아요. 깊이가 있고, 인물에 대한 배려가 있죠. 작가님의 멜로는 극한적인 게 있어요. 작가님이 종방연 때 힘든 멜로 연기였는데 잘해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이런 멜로가 멋있다고 생각해요.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잖아요. 멋있는 마음이 담긴 것 같아요.”
송창의는 극중에서 고등학생 아들을 둔 아빠였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총각 배우가 어린 아이도 아니고 고등학생 아들이라니, 어색하지 않았을까. 송창의의 극중 아들은 올해 한국 나이로 20살인 한종영이다.
“처음에는 이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고 부담이 많았죠. 요즘 실제로 윤서 같이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이 많잖아요. 그건 기성세대의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하다보니까 윤서가 진짜 제 아들로 보이고 몰입을 하게 되더라고요. 의외로 감정 이입이 잘됐어요. 아버지의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고요.”
한종영은 송창의에게 어떤 호칭을 사용할까. 아버지와 형을 번갈아가면서 부른다는 게 송창의의 전언이다.
“종영이가 극중 배역대로 아버지라고 부르니까 징그럽다고 했죠. 요즘엔 아버지와 형 둘을 번갈아가면서 불러요. 종영이가 극중에서 부자간의 호흡을 맞추려고 많이 노력을 한 것 같아서 고마웠어요. 열심히 연기를 했고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극중에서 아무래도 삐뚤어진 성격의 인물이니까 연기하기 어려웠을 텐데 성실하게 잘했어요. 마지막회에서 윤서가 검정고시에 합격을 하잖아요. 오전에 촬영을 했는데 그날 오후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시험에 붙었다는 거예요. 들어가기 어려운 학교인데 축하한다고 했죠. 만약에 오전에 발표가 났으면 연기를 더 잘했을 거예요.(웃음)”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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