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 어른 혼 쏙 빼놓는 개성만점 키즈쇼 ‘물건이네’ [종합]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09.01 22: 58

JTBC가 처음으로 키즈 예능에 도전했다. 뒤늦게 키즈 예능의 붐에 올라탄 ‘내 나이가 어때서’는 지금까지 보아 온 키즈 예능과는 달라도 한참 달랐다. 동심을 버리고 독설을 택한 7~9세의 돌직구 위원단은 어른들의 세상에 기상천외한 생각들로 예상치 못했던 펀치를 날리며 새로운 토크의 장을 열었다.
1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새 예능프로그램 키즈 돌직구쇼 ‘내 나이가 어때서’는 어른들의 세상을 향해 던지는 돌직구 토론 ‘순수의 시대’와 평범한 소년의 특별한 일상을 생중계하는 ‘리그 오브 차일드’, 어른들의 고민을 동심으로 풀어보는 ‘동심 보감’ 코너로 구성됐다. MC는 방송인 이휘재와 박지윤, 개그맨 김준현이 맡았고, 돌직구 위원단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캐릭터로 숙련된 MC들을 들었다 놨다 하며 프로그램의 재미를 도맡았다.
이날 ‘순수의 시대’ 코너에서는 돌직구 위원단이 ‘나이에 집착하는 대한민국, 나이를 속이는 어른들 이해할 수 있다vs없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어른들이 흔히 말다툼을 할 때 나이를 무기처럼 사용하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고 얘기를 시작한 김겸은 “금전적으로 이익을 얻는 경우는 더 나쁘다”며 자신도 지하철을 탈 때 엄마의 뱃살을 이용해 은근슬쩍 탑승했던 낯 뜨거운 기억을 얘기했다. 엄마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양심에 찔렸다고 말하는 위원단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반면 어른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 권미조는 “세상이 그렇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뷔페의 경우, 9살이 먹으면 얼마나 먹고 목욕탕의 경우 물을 쓰면 얼마나 쓰겠냐며 그런 걸 일일이 지키는 사람은 생활비가 두 배로 들 거라고 말하는 위원단의 얘기는 잘못된 어른의 단면을 닮은 듯해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어진 ‘리그오브차일드’에서는 이날의 주제였던 게임을 하고 싶어 하는 어린이의 라이프를 라이브로 중계하는 형식은 생생한 재미를 선사했다. 결혼 16년 차 실제 부부로 첫 연기 호흡을 펼친 우현&조련과 평범한 소년 우지성의 코믹한 일상은 배칠수 해설위원과 장성규 캐스터의 양념 같은 해설로 감칠맛을 더했다.
‘동심 보감’ 코너에서는 첫 번째 게스트로 정준하가 출연해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고민을 돌직구 위원단에 털어놨다. 돌직구 위원단은 거절이 어려운 정준하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상황극 타임을 가졌고, 보증금을 서달라는 친구의 부탁, 고가의 자동 청소기를 사달하고 하는 아내의 부탁 등을 재현하는 위원단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예상치 못했던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돌직구 위원단은 정준하의 고민에 여러 가지 처방전을 내놓았다. 부탁을 하는 친구에게 같이 부탁을 하고, 그 부탁을 거절하는 친구에게는 그 친구의 부탁도 거절해라, 아주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또 미안한 표정으로 상황을 모면해라, 맛있는 걸로 마음을 풀어줘라 등 다양한 위원단의 처방전에 정준하는 깊이 공감하며 맛있는 걸 먹이라는 동심처방전에 손을 들었다.
개성만점 어린이들이 모여 어른들의 세상에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린 ‘내 나이가 어때서’. 어른보다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방송에 임하면서도 동심을 잃지 않은 순수하고 기발한 모습과 말솜씨로 펼쳐진 기막힌 꼬마들의 수위 높은 토크 버라이어티는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기대 해 봐도 좋을 듯하다. / nim0821@osen.co.kr
‘내 나이가 어때서’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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