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엘렌 페이지가 자신의 커밍아웃에 자신이 주연을 맡은 레즈비언 커플을 그린 영화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최근 '피플' 보도에 따르면 엘렌 페이지는 줄리안 무어와 함께 동성커플 캐릭터를 연기한 영화 '프리헬드'가 커밍 아웃을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에게는 운명처럼 이 영화와 캐릭터가 커밍 아웃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자유를 지키다'라는 뜻의 '프리헬드'는 10년 전 미국 뉴저지에서 결혼 평등을 위해 싸운 한 커플의 실화를 그린 작품. 아카데미 단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각색했다.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여형사 로렐이 자신의 동성 파트너인 스테이시에게 유족 연금을 주고자했지만, 시 당국이 이를 거부하자 법적 투쟁에 나섰던 이야기를 담아냈다.
엘렌 페이지는 "스테이스와 로렐의 이야기는 놀랄 만큼 내게 큰 용기를 줬다. 이 영화와 캐릭터는 내게 '엘렌, 사람들 앞에서 떳떳하게 게이라고 말해. 그냥 극복해 정직하게, 넌 그럴 권리를 갖고 있어'라는 말을 해 줬다"라고 전했다.
앞서 엘렌 페이지는 지난해 2월 열린 인권포럼 연설에서 커밍아웃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는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결혼도 꿈꾸고 있다. 미국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 판결을 기념한 인터뷰에서 그는 "커밍아웃 이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행복하다. 내가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다면 느껴보지 못했을 행복"이라며 "언젠가 본인이 결혼할 것이라 생각하나?"란 질문에 "그렇다. 결혼하고 싶다"라고 대답했다.
더불어 "아직 할리우드에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밝히지 않은 사람들이 많고 커밍아웃을 하게 되면 커리어에 문제가 생길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라며 "사실 커밍아웃을 한 사람들, 특히 여성에게는 역할이 제한돼있다. 그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남성 캐릭터의 도구로서만 사용될 뿐. 그리고 대중은 이성애자가 동성애자 연기를 하는건 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 동성애자가 이성애자 연기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아쉬운 점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엘렌 페이지는 1987년생으로 1997년 영화 '핏 포니'으로 데뷔한 후, 독특한 개성과 연기력으로 할리우드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어 2007년 '주노'로 국내에도 팬층을 형성하기 시작했고 이후 '트레이시:파편들', '스마트 피플', '위핏', '이스트' 등에 출연했다. 특히 2010년 '인셉션'의 애리어든 역으로 국내 팬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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