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신서유기’ 이수근에게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9.02 09: 18

개그맨 이수근이 지난 1일 열린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의 제작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내며 방송 활동에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3년 11월 불법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약 2년여 만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담담한 표정으로 무대에 선 이수근은 고개를 90도 넘게 머리를 깊게 숙인 후 대중에 사과했다.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립니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하는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고 눈빛에선 진심이 느껴졌다. 잘못을 뉘우치고 진정성 있는 태도와 행보를 보인 것이다.
앞으로의 포부나 과거 잘못에 관해 말할 때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떨렸고, 중간 중간 간격을 끊으며 숨을 돌리기도 했다. 다만 강호동 은지원 이승기와의 중궁 여행에 대해 언급할 때는 결의에 찬 목소리 톤을 보이기도 했다.

이수근은 이날 “손오공 역의 이수근이다. 2년 만에 무대에 서서 긴장 된다”며 “한 때 너무나 잘못된 행동으로 실망을 드렸던 일이 있었다. 저 때문에 훌륭한 제작진과 멤버들이 받지 않아도 될 비난을 받아서 상당히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 또한 제가 겪어야 할 일인 것 같다. 보답할 길은 예전보다 더 유쾌하게,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강호동을 비롯해 이승기, 은지원은 이수근의 말에 집중하며 함께 무거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처음 촬영할 때 눈치도 많이 보게 됐지만 주변에서 그런 것들을 하루 만에 풀고, 예전처럼 갈 수 있게 도와주는 바람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방송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 속에서 웃음을 줄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날 나영석 PD는 이수근의 복귀에 대해 “대중이 이수근 씨에 대해 우려를 보내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저희 생각에는 같이 여행을 떠났고, 이 모습을 인터넷을 통해 보여드리는 것이라면 시청자들도 이해해주시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며 “처음에 이승기 씨가 ‘신서유기’의 아이디어를 냈고, 이어 이수근 씨가 합류하면서 ‘1박2일’ 멤버들이 뭉치게 됐다. 저희는 예능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그냥 단순히 재미를 위해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일부의 여론은 여전히 냉랭하지만 이제는 용서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동정의 여론이 높게 형성돼있다. 한가지 상상을 해본다면 이수근이 ‘신서유기’를 통해 참아왔던 개그감을 터뜨리고 큰 웃음을 주며 재미에 나름대로의 기여를 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그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뜨릴 수 있고, 그렇다면 좀 더 넓게 복귀할 기회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신서유기’가 이수근에게 출발점이 되길 기대해본다.
손오공 이수근, 사오정 은지원, 저팔계 강호동, 삼장법사 이승기가 중국의 고전 ‘서유기’를 예능으로 재해석한 리얼 버라이어티 tvN 예능 ‘신서유기’는 4일 오전 10시 네이버TV 캐스트를 통해 1회부터 5회까지 각각 10분 분량의 동영상이 첫 방송된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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