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유아인의 스크린 성공 공식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9.02 18: 06

 다시 유아인이다.
영화 '베테랑'으로 천만배우가 된 유아인이 이번에는 추석 대목의 주인공으로 나선다.
'베테랑'에서 악질 재벌 3세 조태오였던 그가 '사도'에서 아버지 영조의 따뜻한 정을 그리워하는 아들 사도세자로 변신한다. 액션극에서 사극으로의 장르 점프도 그렇지만 캐릭터 변화도 상당하다. '사도'는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송강호 분)와 단 한순간만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유아인 분)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다.

유아인은 이런 사도세자 역에 대해 "이번 영화를 통해 뒤주 속에 갇히는 감정을 체험하고 싶었다"라며 "그 안에서 느껴지는 답답함과 극한의 고통을 알고 싶었다. 그런 경험이 배우로서 좋은 밑거름이 됐다"라고 이번 역할을 맡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베테랑'에 이어 '사도'까지 연타로 관객들을 공략하는 유아인에게는 몇 가지 스크린 성공 코드가 있다. 젊은 남자 배우가 영화계에서 자리잡는 흥행 공식 중 하나는 '선배 연기파 배우+20대 청춘 남자배우'의 조합이다. 많은 사례들이 이를 증명해왔다.
86년생인 유아인이 본격적으로 영화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작품은 2011년작 '완득이'. 이 영화에서 유아인은 김윤석과 호흡을 맞추며 시너지를 폭발시켰다. 이어 '베테랑'에서는 황정민, '사도'에서는 송강호다. 국내 대표 연기파 배우들, 둘도 아닌 셋과 차례로 호흡을 맞추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자연스러운 후광이다.
캐릭터로는 악역이다. 잘 맞는 조연 악역이 착한 주인공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배우 하정우는 '추격자'의 악역으로 충무로 대표 배우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유아인을 천만배우로 만들어준 배역은 악역. '베테랑'에서 악랄하지만 섹시한 악역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장르로는 사극이다. 이미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을 통해 사극을 경험한 바 있지만, 본격 사극은 이번이 처음. 더욱이 그가 연기한 인물은 사도세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 국민이 알고 있는 비극의 주인공이다. 대중적인 장르 안에서도 대주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셈. 친근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사도란 인물을 유아인이 어떻게 재해석해낼 지 주목된다. 호기심은 영화 관람의 큰 동력이 된다.
이런 굵직한 필모그래피 안에서 곳곳에 '우아한 거짓말'의 개성만발 장발 조연 추상박,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귀여운 파티쉐 견습생 같은 인상적인 캐릭터를 포진해놓았다.
영화계에서 배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배우가 아니면 안 된다'란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고 한다. 아니면 '그 배우라면 이런 것도 잘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 유아인은 후자에서 시작해 점차 전자로 이동해가는 모습이다. / nyc@osen.co.kr
'베테랑', '사도'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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