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팔이’가 뜬금없는 전개로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극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여주인공 김태희의 아쉬운 연기력마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는 ‘장소불문 환자불문’ 고액의 돈만 준다면 조폭도 마다하지 않는 실력 최고의 돌팔이 외과의사 ‘용팔이’가 병원에 잠들어 있는 재벌 상속녀 ‘잠자는 숲속의 마녀’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스펙터클 멜로드라마. 극 초반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태현(주원)과 여진(김태희)의 독특한 캐릭터 설정과 속도감 있는 전개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8회 방송부터 여진과 태현의 러브라인이 급물살을 타면서 시청자들에게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중이다. 감정의 교류가 별로 없었던 두 사람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사랑을 확인하고 키스를 나눈다는 설정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전혀 이끌어내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주원과 함께 극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김태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낸다.
방송 전부터 연기력에 대한 우려를 한 몸에 받았던 김태희는 이를 갈기라도 한 듯 여진의 분노 어린 속내를 날카로운 대사와 핏발 서린 눈빛으로 표현해내 기대 이상이라는 호평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되면 될수록 ‘미모의 상속녀’ 여진을 연기하는 김태희만이 눈에 들어오고 있다.
김태희가 웃는 것만으로도 마치 CF를 연상케 할 정도로 아름답기는 하나, 이것이 과연 숨막히는 고통 속에 3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며 복수를 꿈꿔왔던 인물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특히나 바람의 언덕에 오르는 동안 태현에게 과거사를 듣는 장면에서는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표정과 무미건조한 말투로 몰입도를 현격히 떨어뜨렸다. 태현과 여진의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 시청자들의 우려는 현실이 됐고, 김태희 역시 외모를 뛰어넘는 연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채 여전히 고여 있는 듯 하다. / neat24@osen.co.kr
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