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밖으로 나온 할리우드 배우 이기홍은 더 핫했고, 섹시했다. 게다가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쓰는 모습과 순간순간 터져나오는 천진난만한 웃음은 보는 이를 매료시켰다.
3일 오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영화 '메이즈러너:스코치 트라이얼(이하 '메이즈러너2')' 기자간담회에는 극중에서 주요한 배역을 맡은 이기홍과 토마스 생스터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여섯살까지 한국에서 살다, 미국으로 건너가 할리우드 배우로 성장한 이기홍에 대한 관심은 지대했다.
우선 이기홍은 자신을 이토록 반겨준 한국팬들에 대한 고마움부터 전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 너무 좋다. 집에 다시 온 것 같은 기분이다"며 "많이 응원해주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벅찬 듯한 표정으로 고마움의 말을 이어나갔다.
또한 '존경하는 배우'를 묻는 질문에 토마스가 언급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대해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에 같이 영화에 출연했던 모든 출연 배우를 존경하고 존중한다. 딜런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을 존중하고, 친구로서 지원해주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가족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출연 배우끼리 돈독한 사이임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미국 피플지가 선정한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섹시남' 4위에 선정된 것에 대해 "아내가 그 수식어에 대해 가장 잘 설명했다"며 "아내는 '메이즈러너' 시리즈의 민호는 섹시한데, 난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고 위트있게 답하며 크게 웃었다.
이런 이기홍에 대해 토마스는 "알고 지낸지 몇 년이 지났다. 이기홍은 '좋은 사람'이다"고 말한 뒤 "단순하고 바보 같은 답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런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정말 좋은 사람이고, 재능있는 배우다. 아내와는 멋진 커플이기도 하다"고 그에 대한 칭찬을 전했다.
이어 "영화 속 '민호'의 강인함과 민첩함을 잘 소화하고 있다. 실제로는 귀엽다. 아시아계 미국 배우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곁에서 지켜본 이기홍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한국 관객들이 보는 것만큼 그와 함께 활동하는 할리우드 배우 역시 이기홍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덧붙여진 셈.
특히 그가 '더' 멋지게 느껴졌던 순간은 '한국계 배우로서, 동양계 배우로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을 하는 순간이었다.
이기홍은 "책임감이 있다"며 "영화 속에서 긍정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다. 이번 영화에서 남성적이고 강한 역할을 하게된 것은 말하자면 커다란 축복이다"며 "할리우드에서 동양계 배우에게 기회를 주는 것에 있어서, 분명 변화하는 과정이다. 앞으로는 배우 뿐만 아니라, 연출자, 작가 등의 변화도 함께 동반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힌 것.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배우로서 그의 고민과 노력이 십분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화면 밖으로 걸어나와 한국팬들 앞에 선 그는 영화 속에서 느꼈던 '상남자'로서의 매력 뿐 아니라, 재치, 능숙한 한국어, 쿨함, 진중함까지 두루 갖춘 그야말로 최고의 '섹시남'이 분명했다.
한편, '메이즈러너2'는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미로에서 탈출해 또 다른 세상 스코치에 도착한 러너들이 미스터리한 조직 위키드에 맞서 벌이는 생존 사투를 다룬 작품으로 오는 17일 개봉한다. / gato@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