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은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게 돌아갔다. 10년 전 주변 사람들의 걱정 어린 시선으로 시작했지만 1년 2년…, 시청자들과 울고 웃으며 보낸 세월이 겹겹이 쌓이며 어느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 예능'으로 성장해 있었다. 이 노고는 여섯 명의 멤버들 뿐만 아니라 연출을 맡은 김태호 PD와 스태프의 노력 덕분에 이룬 결과였다.
대상을 받은 김태호 PD는 3일 오후 제42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받아들고 "알고 있었지만 호명이 되고나서 앞이 깜깜해져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무한도전'은 피디 1명, 작가 1명이 만드는 게 아니라 다양한 스태프의 노고로 만들어진다"면서 "오늘 전북 고창에서 촬영을 하는 제작진도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다.(웃음) 저희는 한 주 한 주가 무섭고 도망가고 싶은 중압감을 부정할 수 없지만 시청자들의 사랑이 있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년 전 방송을 시작할 때 '유재석은 그렇다치고 박명수, 노홍철, 정준하, 하하, 정형돈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멤버들과 스태프가 있기 때문에 이들을 믿고 목요일마다 녹화장에 나올 수 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유재석을 비롯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수상의 기쁨을 함께 누리기 위해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가족만큼 소중한 이들의 우정이 브라운관을 뚫고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올해의 TV진행자로 선정된 김성주는 "너무나 과분한 상 주셔서 감사하다. 아나운서 시절에는 못 받았는데 독립한 지 8년 만에 받았다"며 "오늘 상을 받아서 감사의 인사를 드릴 분들이 좀 많다. '복면가왕' 민철기, 노시용 PD에게 감사하고 '냉장고를 부탁해' PD님과 '슈퍼스타K' 국장님, 매일 아침밥을 챙겨주는 아내, 우리집 세 아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BC에서)독립한 지 8년이 지났다. 제가 그동안 얻은 깨달음은 기본에 충실해야 된다는 것과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훌륭한 진행자들이 많지만 제가 잘 할 수 있는 재능을 보여주며 항상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날 가수상을 받은 엑소는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수만 선생님과 SM 식구들, 사랑하는 팬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짧은 소감의 인사를 남겼다. 이어 "새벽부터 애쓰시는 카메라 감독님들을 비롯해 작가님들과 이 상의 기쁨을 함께 하겠다. 항상 노력하는 케이팝 스타가 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연기자상을 수상한 배우 조재현은 "여기 올라오면 밑에 앉아 있을 때와 느낌이 다르다. 미리 알고 왔는데도 느낌이 이상하다"며 "박경수 작가의 '펀치'에 들어갈 때 걱정했었다. 역시 대본이 늦었지만 제가 암기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됐다.(웃음) 정말 고마웠다"며 "김래원이라는 친구가 이 상을 받아야하지 않나라는 생각했다. 그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에 스케줄이 비어있다. 서둘러 달라"고 캐스팅을 요청하기도 했다.
유민상은 코미디언상을 받으며 "살다보니 이런 큰 상도 받게 된다. 오늘 제일 먼저 전화주신 박중민 국장님과 '개콘' 제작진, 작가, 박영진 우리 식구들 너무 고생 많다"면서 "요즘 '개그콘서트'가 재미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핑계대지 않겠다. 어떻게해서든지 다시 재미있게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가수 이승철이 문화예술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감사하다. 이 상을 탈북청년들과 나누겠다. 저는 10개월 동안 탈북청년들과 독도, 유엔, 하버드대에 다니며 공연을 했다. 이것의 기획과 제작은 집사람이 해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멋진 트로피만 받는 줄 알았는데 오늘 상금도 주신다더라. 상금에 제 돈을 보태서 목함지뢰 피해자 병사들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MBC를 통해 생중계된 시상식은 3사 지상파를 대표해 김정근(MBC) 박은영(KBS) 김환(SBS)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다.
올해 수상작품은 지난 2014년 6월부터 올 5월까지 방송된 245편의 후보작 가운데 대상 1편, 작품 33편을 선정했고, 방송인 24명이 개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purplish@osen.co.kr
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