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밤선비' 준기vs수혁, 순간의 선택이 괴물을 만든다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5.09.04 06: 53

결국 이준기도, 이수혁도 같은 부류의 존재였다. 하지만 누구는 절대악이 되고, 누구는 악을 쫓는 정의의 사도가 된다. 순간의 선택이, 종이 한장 차이가 괴물과 선인을 만든다. 2,3일 방송은 이준기가 잘못된 선택을 하면 이수혁과 같아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MBC 수목극 '밤을 걷는 선비'는 조선시대에 살았던 흡혈귀들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사극이다. 귀(이수혁)는 왕 위에 군림하며 조선을 쥐락펴락하는 괴물이다. 왕들은 귀가 무서워서 그에게 복종을 한다. 성열(이준기)은 귀를 없애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흡혈귀가 되고 120년동안 그를 없앨 방책을 찾아다닌다.
성열은 자신이 사랑하게 된 양선의 피가 귀를 죽일 비책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귀와의 싸움 도중 치명상을 입은 성열은 정신을 잃고, 양선(이유비)은 자신의 피를 성열에게 먹인다. 성열은 귀처럼 강한 힘을 갖게 되지만, 귀와 같은 괴물로 변해 무고한 백성들까지 해친다.

3일 방송에서는 정신을 잃었다 깨어난 성열의 모습이 그려졌다. 성열은 자신이 괴물로 변했다는 사실을 전혀 기억 못하다가, 백성들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 피하는 모습에 전날의 기억들을 되살린다. 귀처럼 변해버렸던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귀를 독대하는 순간, 귀는 성열의 그런 본성을 비야냥거리며 결국 너도 나와 다를 바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각성시킨다.
망연자실한 성열은 딜레마에 빠졌다. 결국 자신이 귀처럼 변해야 귀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을 안 것. 하지만 그는 쉽게 귀가 되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그는 윤(심창민)과 함께 힘을 합쳐 다른 방법을 찾으려 애썼다. 그리고 그는 '인간다움'이 사라질까봐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방송 말미에 흡혈귀들과 싸우다 어느새 괴물로 변한 성열의 모습이 또다시 보여졌다. 백성들은 그런 성열을 두려워하지만, 한 소녀가 다가가 성열을 부축했고, 백성들 역시 성열을 도왔다. 결국 귀를 없애는 비책은 한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었다.
흡혈귀로 변하고 나서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고 고민해 온 성열. '밤을 걷는 선비'는 한 순간의 선택이 악과 선을 결정짓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선과 악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사실도. / bonbon@osen.co.kr
'밤을 걷는 선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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