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어셈블리' 김서형에게 흔한 악녀를 본 적이 없다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5.09.04 09: 02

김서형이 보는 이를 몰입하게 하는 명품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표독스럽지만 허당 면모가 있는 악녀로 극을 더욱 감칠맛 나게 하는 데 소비되는 것으로 보이던 그의 캐릭터는 숨겼던 속내를 꺼내놓으면서 흘린 눈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서형이 한순간 반전시킨 그의 캐릭터는 이제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면모를 풍기며 극의 중심에 섰다.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어셈블리'에서는 진상필(정재영 분)의 손을 잡는 홍찬미(김서형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친청계 리더 백도현(장현성 분)에게 팽 당한 찬미는 국회의원을 그만둘 생각을 할 정도로 큰 상처를 입은 상황. 찬미는 그런 자신에게 신의를 보이며 진심으로 다가온 상필에게서 자신이 얼마나 비겁하게 살아왔는지 깨닫고 반성했다. 이에 찬미는 비례대표 당선으로 국회에 들어갔을 당시 '총선용 얼굴마담', '조만간 이월상품이 되어 땡처리 폭탄세일 매장에 처박힐 의원'이라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더욱 독하고 모질게 공천에 목을 맸다는 고백으로 상필을 애잔하게 했다. 
하지만 찬미는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처한 상필을 돕기로 했다. 찬미는 도현의 계략으로 인해 거액의 뇌물수수혐의로 압수 수색을 받게 된 상필에게 “이제 호랑이굴로 들어가시는데 호위무사는 누구냐. 좋은 변호사 하나 소개해드리겠다”고 말했고, 그게 누군지 묻는 상필의 질문에 “바로 저, 홍찬미다”라고 답했다. 찬미는 “유통기한 몇 달 안 남은 이월상품 신세지만 의원님만 괜찮다면 남은 그 몇 달 드리겠다”며 딴청계 가입 권유를 수락했다. 결국 상필과 손을 잡은 찬미는 검찰에 자진 출두하는 그에게 “지금부터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지 말고 소감은 짧게 한마디만 하라“고 조언하며 그 옆을 든든하게 지켰다. 

특히 김서형의 열연이 홍찬미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완성했다. 남다른 숏컷 헤어스타일로 당당한 아우라를 발산하는 그는 도도하고 차가워 보이지만 그가 필요할 때 의도적으로 지어 보이는 환한 미소로 독특한 지점의 매력을 발산하는 중. 김서형의 이지적인 외모와 정확한 발음, 당당한 눈빛은 찬미 캐릭터의 똑 부러지는 매력을 더하고 있다. 또한 열등감으로 인해 자신보다 약자인 보좌진들에게 분풀이하며 국회 내 '사이코'로 불리는 그의 히스테릭한 모습도, 그의 전작인 SBS '아내의 유혹' 신애리의 잔상이 스멀스멀 올라오며 약간의 손짓만으로도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완성하고 있어 누구보다 강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김서형은 너무나 연기를 잘해 문제(?)였던 희대의 악녀 신애리 역으로 시청자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그는 이후 '자이언트', '기황후' 등 다양한 작품에서도 악녀로 분해 신애리의 이미지를 더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서형은 극중 갈등을 유발하는 문제적 인물, 흔히 악녀로 치부되는 이들 캐릭터에 각기 다른 명분을 입히며 시청자가 그를 이해하게 만드는 그만의 섬세한 연기로 매 작품 독보적인 캐릭터를 완성하고 있다.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호평을 끌어내는 것. 상필의 반대편에서 날을 세우던 그가 호위무사로 변신한 가운데, 앞으로의 활약은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jykwon@osen.co.kr 
'어셈블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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